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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의 리뷰를 보았다

<엄마는 개인주의자>

by 작은꽃


https://ayoung-e.tistory.com/m/130


가끔 네이버나 구글에 <엄마는 개인주의자>라고 쳐본다. 서점에 가서도 도서검색대에 써본다. 2023년 11월, 어쩌다 내가 책을 내었다. 한 번쯤 책을 써보고 싶다, 내 얘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데 당신은 어떤가요? 그렇다고 누군가한테 말로 구구절절 다 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들어줄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꺼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쓰게 되었다.


책을 내긴 했는데 조용히 묻혔다. 출간된 책의 90%가 조용히 묻힌다고 했는데 내 책 역시 그런 경우이다. 어디서 출간제의 들어오는 거 아니야? 인터뷰 요청 오는 거 아니야? 뭐 입고 나가지? 사진도 찍나? 이런 기대와 상상을 종종 하긴 했다. 아... 부끄러워.


어제 구글에 <엄마는 개인주의자>라고 써보았다.


그런데! 이거 실화냐! 내 책의 리뷰를 발견했다!


독자님은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사진까지 찍어 올렸다. 와, 신기하고 고맙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독자는 리뷰 앞쪽에 딸 셋 키우며 힘들다는 얘기가 절반이라 크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뜨끔했다. 사실이었다. 너무 징징거린 것 같았다. 얼굴이 벌게지고 뒷목이 뜨거워졌다.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스크롤을 내렸다. 길어야 다섯 줄 정도일 테니 조금만 참자라는 마음으로.


독자는 책 내용과 자신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적어 내려갔다. 글의 길이가 짧지 않았다. 사진도 여러 장 올렸다. 내가 쓰고 몇 번이나 교정하고 교정했던 글을 공감한다고 찍어 올렸다. 독자는 내 책을 손에 쥐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었을 것이다. 생각을 떠올리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타이핑했을 것이다. 아, 이렇게 누군가에게 읽히는구나. 그래도 누군가가 읽어주는구나. 자신의 시간을 내어 리뷰를 써주었다. 감동이었다.


내 책을 리뷰한 독자의 포스팅에 댓글을 달았다. 독자님이 그것을 보고 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요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감사했다. 독자와 이렇게 소통할 수 있구나. 나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는 민망하지만 독자님은 독자님이다.


이토록 놀랍고 행복한 독자님과 만남의 시작은 이러했다. 얼마 전 나는 <나는 ADHD아이를 키우는 초등교사입니다> 책을 읽고 그 리뷰를 브런치에 올렸다. 그 책의 저자가 내 리뷰 글에 댓글을 달았다. 책을 읽어줘서 고맙다, 링크를 퍼가도 되냐고 물었다. "링크 퍼가세요~ 저자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라고 내가 답댓글을 달았다. 그러고 나서 구글에 내 책을 검색해 보았다. 내 책 리뷰도 있을까? 그리고 내 독자님의 글을 발견한 것이다.


나의 독자님도 내가 링크를 가져간다면 더없이 기쁠 거라고 해주셨다. 다시 또 감동... 독자와 저자가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과 마음이 둥실 떠오르는 것 같다.


**독자님, 귀한 시간을 내어 제 책을 손에 잡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이 써주신 감상글을 보고 다시 한번 새겼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만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고요. 독자님 덕분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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