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미 지음. 굵은 줄기로 정리하기 좋은 책
세계사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선택한 책.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부할 때 '우리나라 역사는 왜 이렇게 긴 거야!'라면서 삼국시대쯤에서 헉헉댔다. 공부하는 중에도 그랬지만 공부하고 나서는 윤봉길이 먼저인지 안중근이 먼저 인지도 헷갈렸다. 공부하면 할수록 '역사 공부는 계속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그럼 세계사는? 서양과 중국에서는 지지고 볶고 난리를 치고 나라를 세웠다 엎었다 몇 번을 하고 이거 언제까지 하나 할 때쯤 우리나라에는 고조선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누가 세계사를 간단하고 굵게 정리 안 해주나? 그런 강의 없나? 했었는데 관심을 가지니 그런 책들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해서 읽은 책이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였다. 그다음이 이번에 읽은 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이다.
이번에도 밀리의 서재에서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요즘 나는 밤 12시쯤 잠을 자는데 아이들은 그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자식 2호가 자기 전에 무섭다고 해서 아이가 잠들 때까지 옆에 같이 있어준다. 깜깜한 방에 아이들 옆에 앉아 오디오북을 들었다. 조용한 밤, 옛날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좋았다. 하루 중 좋아하는 시간 중에 하나이다. 오디오북의 장단점이 있는데 이건 분명히 장점이다. 조용하게 멍하니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식상한 표현이지만 진짜 '힐링'이다.
이 책은 여자 성우(김명진)가 차분하면서도 밝은 목소리로 세계 4대 문명부터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의미 있고 중요한 사건들을 읽어준다. 목차가 간결하고 선명한 역사 대중서를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그렇다. 목차 정리가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잘 되어 있어 맥락 잡기에 유용하다.
세계사 관련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자주 주워듣게 되는 것들이 있다. 로마제국, 오스만제국, 아편전쟁, 1, 2차 세계대전, 태평양전쟁, 미국의 역사 등이다. 각자 하나씩만 캐고 들어가도 박사 수준으로 공부해야 할 주제들이다. 물론 나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연도 정도와(연도 외우기 힘들다) 앞 뒤 순서와, 인과관계만 알아도 어디 가서 무식한 인상은 주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책에서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사건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홍콩의 구룡성채', '오키나와 류큐 왕국'이었다. 세계사가 서양 중심이다 보니 동양의 역사는 스치거나 서양하고 관계가 있을 때만 중요하게 다뤄진다(세계는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위 3가지 경우도 서양과 연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처럼 위와 같은 동양의 사건을 각각 하나의 챕터로 다루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사람은 잔인하다, 권력을 사람을 미치게 한다. 정치인은 믿으면 안 된다. 그놈이 그놈이다. 희생자는 언제나 힘없는 서민들이다.
홍콩의 구룡성채: 이런 곳에서 애들이 산다고? 끔찍하다. 내가 살고 있는 환경에 감사하자. 현실은 영화보다 잔인하다.
오키나와 류큐 왕국: 꽤 최근까지 일본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은 왕국의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곳의 역사를 모르고 있었다니... 놀러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니... 힘없으면 당한다. 그래도 오키나와 여행은 가보고 싶다.
이 책의 장점은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관심 있는 사건부터 읽거나, 오디오북으로 조용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굵직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듣다(읽다) 보면 연결고리가 생기고 세계사에 대한 흥미가 솔솔 올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