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나에게 맡기자
오늘 오전에 <녹나무의 여신>을 다 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멍하니 앉거나 누워 전문성우가 정확한 발음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일은 휴식이자 기쁨이다.
전편 <녹나무의 파수꾼>보다 6시간 정도 짧은 약 9시간이 조금 넘는 길이다. 유키나라는 여학생이 자신이 직접 만든 시집을 들고 월향신사에 찾아온다. 유키나의 간곡한 부탁으로 레이토는 시집을 월향신사에서 팔아보기로 한다. 그런데 구메다라는 사람이 돈을 내지 않고 그 시집 한 권을 훔친다. 이렇게 레이토와 유키나, 레이토와 구메다가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마을에서 절도강도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이 이 책 후반까지 함께 간다. 이야기가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모토야라는 뇌종양과 단기기억상실증을 지닌 남자아이가 등장한다. 레이토의 종무실에서 유키나의 시집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유키나와 모토야는 함께 그림동화책을 만들게 된다. 전편 마지막 부분에서 드러난 치후네의 경도인지장애는 점점 심해진다.
<녹나무의 파수꾼> 후속작인 <녹나무의 여신>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한다. 전편은 호들갑을 떨면서 재밌다 재밌다! 하면서 읽었다면 이번에는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 치후네와 모토야를 보면서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하며 현재를 괴롭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반추하게 된다.
올해 나의 목표가 2가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그냥 되는대로, 대응하며 살기'이다. 목표를 세우거나 앞날을 걱정하기보다 그냥 주어진 오늘을 열심히 살자는 것이다. 노력해서 되는 일도 많지만 안 되는 것도 있다. 안 되는 것까지 되게 하려다 보니 마음은 조급해지고 머리는 아프다.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받아들이며 흘러가는 데로 오늘 현재를 열심히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딱 맞는 표현이 Go with the flow.
딱 오늘 하루만 기억하는 모토야, 점점 기억을 잃어가며 담담히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는 치후네. 그들 모두 결국에는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현재에 최선을 다했다. 치후네와 모토야를 떠올리며 나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시간과 정성을 쏟고 싶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나에게도 조금 맡겨두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