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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꽃 Apr 21. 2024

나처럼 하면 안 된다는 주식 이야기 3

카카오, 현대차, 

 나는 주식 초보들이 하는 실수를 거의 다 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더 오를 수 있는 주식을 상승 초입에서 파는 것. 그 실수를 크게 했다. 나는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헤매고 있다. 이번에 떨어진 계좌를 복구하고 약간의 수익을 올리면 주식은 최소한만 하고 싶다. 너무 어렵고 고통스러운 길이다. 


 카카오와 현대차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사이 대세 중에 대세 종목이었다. 나는 이것을 2019년부터 가지고 있었다. 카카오는 대세 상승장 초반에 다 팔았고 현대차는 대세 상승장 전에 많이 팔아서 큰 수익을 보지 못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니 혈압이 오른다. 가슴을 쥐고 쓰러지는 게 남의 일이 아니다. 내가 그럴 것 같았다. 


 2019년에 네이버가 대세였다. 네이버는 대표 포털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이 주식을 살 생각을 못했다. 이미 너무 올라버렸다. 그렇다면 네이버를 대체할 만한, 그만큼 성장할 주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정답은 쉬웠다. 카카오였다. 카카오톡은 전 국민이 쓰는 메신저고 네이버만큼 주가가 오르지도 않았다. 그럼 사야지. 매수 이유와 타이밍은 아주 좋았다. 카카오를 매수한 후 오랫동안 횡보하거나 조금 더 떨어졌다.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분명히 네이버만큼 오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안할 때 종목 토론실에 가끔 들어갔는데 이곳이 신뢰할 곳은 아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보고 싶어 진다. 사람들이 카카오에 대해 아주 안 좋은 말만 써놨다. 매우 꼼꼼하게 분석하여 안 좋은 얘기만 쓴 글이 많았다. 지금은 안티가 많은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때는 불안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폭락이 다가왔다. 


 내가 생각해도 대단한 것이 코로나19 폭락 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 지난 이야기라 좋은 기억만 남은 걸까. 아마도 너도나도 다 같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 것만 떨어지면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났을텐데 코로나19 폭락은 오히려 다 같이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연대의식마저 느껴졌다. 이것저것 유튜브를 들어보니 플랫폼 기업이 뜰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 폭락에서 끝까지 버틴 놈이 강한 놈이라고 그걸 더 사라고 했다. 끝까지 버틴 놈이 카카오와 네이버였다. 그 대단한 폭락장에서 매일 조금씩 카카오를 샀다. 월급 받으면 그것으로 물을 탔다. 너무 떨어져서 물을 타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아는 데로 5,6월부터 코스피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카카오는 그중에서도 돋보였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거의 다 팔아버린 것이다. 본전 회복했고 수익이 났으니 기뻐하며 팔았다. 계속 들고 있었다면 그때 수익의 10배로 벌었을 텐데. 핑계를 대 보자면, 직장에 있는데 남편이 카톡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보, 카카오 많이 올랐던데 팔아야 하지 않아?"라는 말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나는 바빠서 주식이든 카카오든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남편이란 사람은 회사에서 일은 안 하고 바쁘지도 않은지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당시 매수매도 노트에 '카카오는 팔고 싶지 않지만 여기서 보내준다'라고 썼다. 그때 정말 더 오래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수익을 빨리 실현하고 싶었다. 내가 카카오를 매도한 과정은 전형적인 주식 초보의 실수였다. 주식 초보이자 하수들은 보통 손실을 길게 유지하고 수익은 짧게 가져간다고 한다. 자신이 매수한 종목과 모멘텀의 위력을 모르니 급한 마음에 빨리 팔아서 약간의 수익을 취하는 것이다. 한 번 상승 기세를 탄 종목은 최대한 상승할 때까지 진득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후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상승 기세로 돌아선 것은 조금 더 가지고 가는 것이다. 팔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최고점, 최저점은 못 맞춘다는 것이다. 최고점에서 팔겠다는 욕심을 가지면 돈 못 번다. 최고점에서 10~20% 하락하면 그때부터 순차적으로 파는 것을 원칙으로 삼게 되었다. 최고점에서 팔지 못해도 충분히 많이 버는 것이다. 하지만 하수는 그 하락한 10~20%가 원래는 내 돈인데 손해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실 나도 지금까지 인정 못하고 있긴 하다. 



 

 현대차도 2019년부터 가지고 있었다. 생활 속에서 주식을 찾으라고 했는데 카카오도 그렇고 현대차도 마찬가지였다. 나와 가족들은 현대차를 탄다. 아빠는 내가 어릴 때부터 현대차만 사셨다. 사촌오빠가 현대차를 다녔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래는 전기차 시대라고 했다. 전기차 하면 현대차지. 왜냐고? 현대차는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 대장이고 지금 전기차 연구하고 있다던데. 이것이 내가 현대차를 사게 된 이유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런 생각을 한 내가 대견하다(대견하긴 대견한데 운이 좋았던 듯). 그러나 매도하는 과정에서 다시 또 '아... 나는 진짜 안되나'를 연발하게 된다. 


 코로나 폭락 이후 역시 현대차와 현대차우를 좀 더 샀다. 그런데 현대차는 카카오만큼 빨리 가지 않았다. 믿었던 현대차와 현대차우가 지지부진했을 때 남편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주식계를 떠난다." "그런데 2주 동안만."


 2주 동안 마음을 좀 식히고 싶었다.  '다른 주식 다 오르는데 현대차는 왜 안 올라! 역시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건가' 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주식계를 떠난다고 한 후 3일 있다가 나는 다시 주식창과 종목토론실을 들락거렸다.  


 그 후 현대차는 써머랠리를 시작했고 여기서 조금 팔았다. 10월 이후 어떤 이슈가 터져 떨어졌는데 여기서 좀 많이 팔았다. 그 후, 2021년 1월 현대차는 폭등하게 된다. 그때 나는 현대차를 조금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다시 혈압이 올랐다.  


 그 당시 거의 주식계에서 넘사벽 멘토가 된 사람이 있었다. 나 역시 그분을 철석같이 믿었다.  10월 현대차 하락이 있기 전까지 그 멘토라는 사람은 '나는 아이오닉 살 거다, 현대차 너무 좋다'라고 했었다. 그러다가 지배구조 이슈가 나오면서 현대차 주식이 떨어지자 현대차를 안 좋게 말했다. 현대차 주식이 오르면 오너 일가가 싫어한다고 했다. 멘토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딱 믿었고, 현대차를 오래 들고 있었고, 역시 수익을 빨리 실현하고 싶은 마음에 팔아버린 것이다( 혹시 몰라 조금 남겨놓기는 했다). 그 후에 폭등할 때 그 멘토라는 사람은 10월 현대차 주식 하락 시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분을 조금 원망하지만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절대, 절대, 절대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 말을 믿으면 안 된다. 그리고 증권사 직원이 아니라 실제 주식 시장에서 투자하는 사람 얘기를 들어라. 당연히 그 사람 말도 믿으면 안 된다. 내 돈은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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