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여름방학 어린이 책 읽기 프로젝트 10
첫째가 재밌다고 한 책.
첫째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읽고 재밌다고 했던 책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시간에 역사를 꽤 많이 다루기 때문에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지만 흥미를 일으키기 위해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1984년 동학 농민 운동이 시작되던 해 서찰을 전하는 아이가 길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보부상인 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섰는데 이야기 초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다. 주인공 아이는 혼자서 아버지가 남기신 서찰을 전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10개의 한자로 되어 있는 짧은 편지인데 아이는 그 뜻을 알지 못한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보내는 것인지 쓰여있지도 않고 딱 10자만 써져 있기 때문에 아이는 그 한자를 익히고 알아내기 위해 시간, 돈, 노력을 들인다. 결국 그 뜻과 서찰을 전달받아야 하는 사람을 알아낸다. 그리고 직접 전하게 된다. 편지의 수신자는 바로 녹두장군 전봉준. 서찰의 내용은 嗚呼避老里敬天賣綠豆(오호피노리경천매녹두). 즉, 김경천이 녹두장군을 팔아먹는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녹두장군이 서찰을 직접 보지만 그는 결국 피노리에 가고 관군에게 붙잡힌다.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니 한신현이라는 사람도 밀고하는데 주된 역할을 한 것 같고 피노리 마을 주민들도 합세했다고 한다. 전봉준을 밀고한 대가로 한신현이라는 사람은 금천군수가 되었고 그밖에 다른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은 꽤 많은 돈을 포상금으로 받게 되었다고 한다.
동학농민운동은 우리 역사에서 매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교과서에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하지만 당시 혼란했던 시기였고 앞뒤로 을미사변, 청일전쟁, 갑오개혁 등 여러 사건이 많이 일어나 좀 헷갈린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기 위해 1894, 1895, 1896년 시기 별로 열심히 외웠는데 지금도 오락가락한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하면 잊어버리지 않고 더 재밌게 우리 역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놓고 또 그게 언제였더라? 뭐가 더 먼저 있었던 일이더라? 할 것 같지만...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크게 와닿았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역시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 책 주인공 아이가 한자를 알아내기 위해서 돈을 많이 쓴다. 돈이 없을 때는 불안해하다가 돈이 많아지니 생각과 행동에 여유가 있어졌다. 돈이 있으니 아이가 고생을 안 해도 되어 내 마음까지 편해졌다. 두 번째는 정치인들 싸움에 죄 없는 사람들만 희생된다는 것이다. 동학농민군이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분명 변화의 씨앗은 마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청나라, 무능한 정부, 부패한 관리들로 인해 고생만 하다 동학농민군이라는 이름으로 싸우며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다. 무고한 사람들이 불쌍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쉬지도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얼마를 달렸는지 모른다. 눈아페 주막 아주머니가 말해 준 우금치 고개가 보였다. 우금치는 아주머니가 말한 생김새 그대로였다. 나는 단숨에 고개에 올라 건너편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고개 아래에는 하얀 눈이 수북이 와있었다. 이상하게 다른 곳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는데 그곳에만 눈이 와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서서히 내 앞에 보이는 것이 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두 볼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거기 쌓여 있는 건 눈이 아니었다. 그건 사람들이었다. 흰 옷을 입고 쓰러진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눈이 온 것처럼 들판을 덮고 있었다. 오늘 싸움에서 죽어간 동학 농민구들이었다. 119쪽
(우금치 전투에서 동학농민군은 일본에게 대패하고 결국 봉기를 끝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