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연재내용 이전 작업
그 동안 총 7화에 걸쳐 20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여러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번 화는 2012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입사준비를 시작하면서 제가 준비했던 방법들에 대해서 몇 가지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것은 결코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환경과 적성에 맞는 점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입사를 준비하면서 먼저 제가 가고 싶은 회사를 브레인 스토밍을 했습니다. 막연한 이미지부터 20대의 경험을 통해 호감을 가졌다는 이유 등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난 이후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가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첫째, 내가 입사를 도전하고 시간을 소비할 가치가 있는 위대한 회사인가, 그리고 나는 그 곳에서 어떤 꿈을 가질 수 있는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깨어있는 시간의 50~70%는 회사에서 생활 하게 됩니다. 내가 꿈을 가지고 능력을 다해 함께할 수 있는 위대한 회사가 아니라면 인생의 50~70%라는 많은 부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요?
꼭 대기업만이 위대한 회사는 아닙니다. 제가 리스트 중에 최종 선택했던 회사 중 하나가 NHN에서 IT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학교와 비슷한 개념의 새로운 사업분야였습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면 가장 먼저 투자가 축소되는 분야가 교육인 만큼 리스크도 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거대화되면서 비교적 예전만 못한 혁신성을 가지고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NHN을 일으킬 수 있도록 IT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사람이 되어 그들을 통해 구글을 넘어서는 회사를 만드는데 초석이 되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투자해도 결코 아깝지 않는 회사. 그 곳을 선택해보면 어떨까요?
둘째, 앞으로 30년간 미래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30년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회사인가?
이건 매우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회사를 스스로 그만두거나 능력의 부족으로 정리되지 않는 이상 최소한 30년은 회사 생활을 해야 합니다. 현재 시장 선도자의 위치에 있어도 성장에 대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회사인가? 지금 당장은 부족하지만 미래 산업 전망이 밝고 조직의 가치가 올바른 회사인가?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확신이 없는 기업은 과감히 리스트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약 20개의 기업이 산업별로 1~2개씩 정리되었고 남은 기간 그 회사들에 조사하고 개인의 철학을 정립하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맞춤형 교육, 족집게 과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대학까지도 연계되어 버리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일까요? 취업 준비생들이 입사 준비를 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취업 포털, 취업 커뮤니티입니다. 물론 그곳들도 취업을 위한 노하우와 다양한 정보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의 경영이념, 가치, 최신 뉴스 등이 가장 잘 정리되어 있는 곳은 바로 그 회사의 홈페이지입니다.
실제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물었을 때 그 회사의 취업설명회에는 참석하는 열의는 가지고 있어도 회사의 주요 경영이념조차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그 회사가 당면한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항이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금액의 유료 자료를 사지 않아도 가장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 있는 곳이 바로 회사 홈페이지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취업 포털이나 커뮤니티를 이용한다면 더욱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사회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분인 현대자동차 채용담당과장님께서 해주신 비유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스펙이 높은 학생들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는 보통 이런 유형이 많습니다. [저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유를 마셨습니다. 그것이 저의 건강한 신체의 이유입니다.] 스펙이 비교적 떨어지는 학생들은 이런 유형이 많습니다. [저는 매일 우유를 먹지는 못했지만, 그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고…] 이렇게 작성하는 순간 이미 경쟁에서는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분명 스펙이 높은 사람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스펙이 낮아도 합격하는 친구들은 이렇게 적습니다. [저는 비록 매일 우유를 먹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우유를 배달하며 하루하루를 노력하며 살아왔고 그 결과 매일 우유를 먹은 사람들에 비해 더욱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상대적으로 스펙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경쟁의 프레임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자신의 열정과 꿈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회사에는 스펙이 높은 사람도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에 모든 기업이 스펙으로 줄을 세워서 사람을 선발한다면, 스펙으로만 경쟁하는 것이 올바르겠지만, 회사는 꼭 그런 사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펙이 높은 신입사원들이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고 이직률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인해 최근의 기업들은 인성을 더욱 중요시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스펙은 특정 직무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실무능력과는 상관관계가 부족하고, 그 정도는 회사에서 1~2년 교육시키면 차별성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성은? 회사에서 교육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철학적인 사기의 예술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 지점에 대한 비유입니다.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솔직하게 표현하되 그것이 경쟁자와 비교했을 때 내가 강한 부분은 강하게 어필하고, 부족한 부분은 프레임을 바꿔서 강점으로 승화시키라는 것입니다. 저는 객관적 스펙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살아왔던 인생을 강점으로 승화시켜서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어떤 회사의 경우 직무를 바꿔서 면접 기회를 받을 수 있었고 최종 합격의 영광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다양하겠지만, 어떤 유형이라고 할지라도 ‘생각하는 능력’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 모든 회사가 토론 면접, PT면접은 기본으로 채택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들었던 질문 중에 “제 전공으로 여기에 지원해도 될까요?” 와 “제 전공은 이래서 이러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두 명 중에 누가 더 합격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에는 제가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해주실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제가 방금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저에게는 별다른 질문이 없었고, 어떤 지원자에게는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제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답해주었습니다.
“저도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만약에 인사담당자라면 이럴 것 같습니다. 그냥 보자마자 몇 마디 안 했는데 맘에 들고, 안 들고가 결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그런 지원자들에게는 그냥 질문을 할 필요성이 없이 합격/불합격을 판단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왠지 합격은 시키고 싶은데 뭔가 미심쩍은 점이 있거나 불합격을 줘야 할 수준인데 왠지 기회를 더 주고 싶은 지원자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명확하기 위해 더욱 질문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에 따라 최종 결정이 되겠지요. 그러니 굳이 질문을 받았고, 안받았고 그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접은 상당히 짧은 시간이 주어집니다.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도합 길어야 5~10분, 그 시간동안 내 인생을 모두 표현하고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나의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평소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습관을 통해서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독서를 하면서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토론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런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생긴 취미이자 습관입니다.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철학을 정립하고, 한 가지 플러스한다면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토론할 수 있는 자세까지 갖춘다면 스펙을 넘어서 합격하는데 충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라는 한 위대한 작가의 명언이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부모는 공부하라는 말을 하기 보다 수험생을 화창한 봄 날 대학교에 손잡고 함께 방문한다고 합니다.저 스스로 저의 입사 동기에 대한 동경을 부여하기 위해 실제 회사의 현장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그 현장에서 알게 되는 실질적인 경험과 문제의식은 입사에 대한 동경을 더욱 강하게 키워주게 되었고, 스스로의 선택과 꿈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우리 회사의 판매 현장에 가본 적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전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었고 좋았던 점과 문제점에 대해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꿈꾸는 기업의 현장에 한번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