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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모운 Feb 15. 2021

발자국

수면이 닿을 듯 말 듯 한 밤의 해변에 서서 힘껏 울었다. 

모래에 깊이 박힌 내 발자국이 파도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 

그녀도 바닷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멍하니 서서 바다의 끝을 바라봤지만 

그녀와 발자국이 어디까지 쓸려 갔는지 알 수 없었다. 

파도에 치이며 수면 위를 떠다닐 마음을 생각하며 

텅 빈 시체처럼 한참을 걸었다. 

파도는 계속 멀어지고 나는 굳은 발자국을 남기며 

바다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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