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모운 May 21. 2020

언제부터 최고가 되고 싶었더라

내 삶의 최고의 의미를 찾아서

 사람은 언제부터 일등이 되고 싶어 하는 걸까. 부모님들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그림 발표를 보고 돌아가는   안에서 하는 “아까 보니까 우리 00 이가 제일  그렸더라”, 같은 말로 시작되는 걸까. 아니면 중학교 시절 친구들이 해주는 “네가 우리 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하잖아!” 같은 말로 시작되는 걸까.
 최고가 된다는  왠지 짜릿해서 최고는 최고에서 물러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최고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왕좌를 빼앗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어찌 보면 인류 역사적으로도 왕조체제와 봉건사회를 거쳐 왔으니 최고의 권력을 지닌 사람이 가진 권한에 대한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넘어왔다 해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최고가  사람은 대개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 있어 힘이 크고, 최고가 아닌 사람은  사람보다 능력이 부족하니 뜻을 따르면서 살아가게 되지 않나. 누구라고 남의 말만 따르면서 자신의 뜻을 굽히고 살고 싶을까. 그러니 최고가 부러울 만도 하다.
 최고가 아닌 사람이 얼마나 서럽냐 하면, 개그맨 박성광 형의  년이나  유행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요즘도 종종 쓰이는 말이지 않은가.  말이  맞기도  것이 나는 중학교  태권도 선수가 되려고 시합에 나갔다 예선에서 떨어졌는데,  대회에서 떨어진 것뿐인데 아빠고 사범님이고 준결승도  갔으면 선수 꿈은 접는  낫다고 해서 접고, 육상 선수가 하고 싶어서 대회에 나갔을 때에도 3 안에 들지 못해서 그만두게 됐다.   번의 기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재능 부족으로 이어져 노력해  기회까지 박탈당했던 슬픈 기억이다.
 물론  덕에 나름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게  연기를 일찍 시작한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연기는 순위를 매기기는 어려운 분야라 내가 일등이 아니어도 포기하지 않고 부담 없이 계속할  있었던  같다.
 하지만 배우의 꿈을  때에도 최고라는 자리는 항상 모두의 꿈이었다. 매일 같이 학교  마트에서는 최민식이 최고냐, 송강호가 최고냐를 가지고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언성을 높이며 싸웠고, 그러다 “설경구는?”같은 말이 나오면 갑자기 혼란스러워져 편이 분리되기도 하고 다시 합쳐지고 했다.
 그렇게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면서 도대체 최고가  사람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고,  또한 최고가 되겠다며 높은 꿈을 꾸던 , <알쓸신잡>이라는 교양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어떻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인가 대해 논의하던 잡학박사들은 유희열에게 SM이나 YG같은 회사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냐고 물었고, 유희열은 현재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본인이 원하는 형태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유시민은  대답이 정답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고 했다.
 이후에도 대화는 인간의 욕망이나 우리나라의 급속한 발전, 강남에 과도하게 집중된 대한민국의 형태, 빈부격차의 고도화  다양하고 복잡한 사안들을 나눴지만, 거기서 내가 집중하는 포인트는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행복의 범위는 언젠가부터 자아실현이나 가족의 화목, 안정된 직장생활, 퇴근     있는 아늑한  같은 것에서, 대형 아파트와 고급 외제차, 몇백억 자산가나 회사의 대표 등으로 넘어가버려,  각자에 맞는 삶의 행복의 범위 자체를 이탈한 기분이 든다.
 나만의 기준은 사라져 버리고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과 행복의 잣대에  삶을 맞추는 바람에, 그에 부족하면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어  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론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이 각각 다양하니 누가 최고가 되고 싶다한들 비난할 수는 없다. 최고가 된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우리는 과연 원래 어느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 했을까. 어느 부분에서 최고로 잘하고 싶었을까. 다른   부족해도 이것만큼은 내가 남들보다 조금  괜찮게 하던, 일등은 아니어도 제법 신이 나서 앞장 서곤 했던 소소한 행복들은 어디에 있을까.
 교과서에서 자신의 책을  김영하 작가가 말한 것처럼,  개의 책을  명이 읽으면  개의 의미가 발견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그것을 하나의 정답으로 정해놓는 것이 작가로서   있는 일은 아니라고, 우리의 삶도 각자의 의미를 가져가는 것이  삶에서 최고가 되는 순간일 것이라고.

작가의 이전글 사랑에 대해서 쓰려다 달력을 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