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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Jul 14. 2023

엄마는 때가 탄 크록스가 좋다고 하셨어.

* 커버출처 크록스 홈페이지 https://www.crocs.co.kr/




몇 번 들른 동네 분식점 주방 아주머니가 가게 앞에서 통화 중이다.

"네네, 선생님." 반복하며 고개까지 숙이신다.

엄만 아이를 사이에 두면 늘 약자다.

앞치마 차림인 아주머니 신발이 눈에 띄었다.

때가 잔뜩 묻은 핫핑크 크록스 샌들.

앞코의 까매진 지비츠 액세서리들은 아무리 봐도 아이의 유행 지난 신발.

패셔니스트 엄마라도 아이 뒷바라지 문화가 있다.


웃픈 엄마의 교감으로 미소가 나왔다.

'저 마음 알지.'




아이들 발사이즈가 어린이용을 넘어가면서 구매 당을 남편으로 바꿨다.

남편은 핫한 사이트에서 1+1으로 아이들 신발을 장만했다.

한 계절이 못 가서 한 단계 업되던 큰아이 성장 기세가 꺾이자 둘째 발이 성장기에 들어섰다.

돌아서면 신발이 작다고 꺾어 신고 들어왔다.




작아졌다고 내팽개친 두어 달도 못 신은 신발, 유행지나 촌스러워 싫다고 아웃, 발등 높아 갑갑하다고 아웃, 찍찍이로 바꿔달라고 아웃.

원 플러스 원이다 보니 신발 개수는 두 배이고 그렇다고 금액이 한 개 가격으로 두 개 줄 리 없으니.

바로 치워버리기엔 너무 말짱하고 아깝다.

옷은 몰라도 실컷 뛰어놀 아이들에게 편치 않은 신발은 교체할 수밖에.

앞볼이 좁아지는 형태는 좋아하지 않는데 에라, 모르겠다 싶어 신어 본다.



장마철 등하굣길 흠뻑 비 먹은 운동화들.

샌들도 슬리퍼형도 그 흔한 크로스도 마다하고 365일 운동화 키즈들이라 장마철 운동화는 빠르게 바꿔 신어도 동이 난다.

학원 안 가려고 비 웅덩이만 골라 밟고 왔는데 비 개인 바람에 학원 가느라 입 나온 아이들.

발 습진 생긴다고 여름철 가볍게 신을 운동화를 리나케 매장 가서 사 온 남편.

치수 작아져 안 신던 큰아이 운동화를 다급히 꺼내어 둘째 신겨 운동 보냈다.

다녀오자마자 뒤축이 빡빡해서 불편하다고 안 신겠단다.


이러저러한 기구한 사연으로 내동댕이 쳐진 운동화 더미들.

쟤들은 어째?

설마 다 나?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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