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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Jun 26. 2023

먹었다 하면 1인 1 닭?

예전에는 치킨 한 마리로 네 식구가 물고 뜯고 즐겼다.

배 터질 양은 아니어도 아이들은 꼬꼬마였고 오손도손 야식은 그 정도면 족했다.

치킨 한 마리 만 원 중반 가격대.


시간을 흘러 한 녀석은 치킨 맛을 알게 되어 젓가락 들고 대기하게 되었다.

두 마리 사 와서 네 식구 옹기종기 의좋게 나눠먹었다.

"많이 컸구나. 어느새 치킨 맛도 알고."

큰 녀석 머리 쓰다듬으며 동생에게도 한 조각 들려주었다.


바야흐로 훌쩍 가격이 올라 이만 천 원.

배달비까지는 허리가 휘어 테이크 아웃 간 사이.

녀석들은 돌아가며 독촉 톡을 날린다.

성큼 자란 아이들은 치킨 맛을 알고도 남은 나이.

녀석들은 침을 줄줄 흘릴 지경으로 안달이 났고 단짠에 익숙해져 버렸다.

치킨 포장박스와 쇼핑백 디자인은 자주 바뀌고 치킨무와 콜라와 소스까지 세보따리 꽉꽉인데.

안에 든 치킨은 점점 미니멀해지는 느낌, 무엇?


눈 흘기며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고 우리 집 최애 치킨집 대신 옆집 A치킨집 선택!

먹긴 먹되 B치킨 금지! 옹졸하고 소심한 차선책.

그럼 뭘 해? 옆집 치킨가도 인상 되기는 마찬가지.

흥, 여긴 서비스도 안주더라.



하.

이리 먹어대다간 거덜 날 판인데

어쩌다 보니 치킨 한번 먹었다 하면 석 삼마리.

엄마와 어린이 1명, 청소년 1명 각각 한 마리씩이라니 우리 집 어쩔...



결국 돌아온 우리 집 원조 꼬꼬댁 표 1인 1 닭 식탁문화는.

아빠 야근하는 날에 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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