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줄눈이 달라졌어요!

by 투스칸썬

장마철이면 꿉꿉한 곳이 여기저기에서 터진다.

에어컨에 제습기에 건조기로 습도를 잡으려 애써도 구멍이 난다.

퀴퀴한 주방 구석과 바짝 마른빨래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남은 습기의 흔적들.

특히나 자칭 건식 화장실이라고 자부하는 화장실도 뒤돌면 샤워에 물 마를 틈이 없으니 오죽하랴.




화장실 리모델링 하면서 가장 개운한 것은 타일 사이사이 줄눈이 새하얘진 개운함.

한번 말끔해진 줄눈을 그때그때 말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거듭거듭 닦고 말리는 과정에 공을 들인다면.


그것도 장마철에는 쉽지 않다.

살짝 누런 때 정도가 아닌 오렌지색 때가 군데군데 퍼져있다.

낭패다.




줄눈청소에 엄마는 대단히 진심이다.

돈을 아끼지 않고 품을 들여도 깨끗해진다면 뭐라도 하겠는 마음이다.

그때 생각났다.


온라인을 온통 뒤져서 줄눈청소 도구를 찾았다.

왕좌는 단연 줄눈시공이지만 매번 할 수는 없다.

개당 돈만원이 넘는 줄눈청소도구. 두 개 이상 사야 무료배송이라는데.

무엇보다 상품 사용후기가 대단하다.

엄청난 찬사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퍼붓는 강추에 힘입어 바로 주문하고 총알배송.

헐.

되는 거 맞아?




두세 번 시도하고 뭐야 이거? 하고 어디 뒀는지도 몰랐던.

바로 그 줄눈도구가 생각나서 재도전.

이럴 수가!

신세계다.

힘도 들이지 않는데 좁은 틈에서 오렌지색 물때를, 실리콘 마감처리 위에 앉은 얼룩덜룩도 한방에 싸악.

무엇보다 화학약품 없이 줄눈사이 쓱쓱 맹물 쏴 분사 후 뽀송하게 바닥 말리면 끝!


그땐 안되고 지금은 되는 이유?

새로 깐 타일 사이사이 줄눈은 더 이상 판타스틱할 여지가 없이 깨끗했다.

이젠?

장마철 물때 더께의 힘을 이기지 못해서 못생겨진 줄눈.

줄눈도구의 효력은?

상품후기 그대로였다.



인상 쓰고 샤워부스의 찰랑대는 물기를 바라보던 눈길이 너그러워졌다.

왜냐고?

내 손에는 우쭈쭈!

줄눈 왕자가 있거든.

줄눈지우개로 화장실 청결문화를 좀 더 간편하게!



* 커버사진 출처 픽사베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