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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칸썬
Jul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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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내돈내산 비누.
선물로 자주 들어오고 명절마다 배달된 세트를 양가에서 받다 보니.
내 돈으로 사본 적이 없다.
아이들용 치약과 바디 헤어용품도 이젠 성인용과 병행가능한 연령들.
최근 들어 뽀드득 씻기 무섭게 기름기 앉는 청소년 라인 샴푸와 세안제 구입한 정도가 전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산 비누가 바닥났다.
올리브영에서 아이쇼핑 하다 향이 좋거나 세척력이 우수하다고 광고하는 샴푸나 바디용품은 한 번씩 샀다.
그래도 비누는 처음이다.
핑크색 도브비누로 주문했다.
매주 일요일 새벽
,
목욕탕 가는 날이면 엄마팀은
목욕바구니에
짐 한 보따리, 아빠팀은 빈손이었다.
뭘 그리 싸가냐는 남팀의 공격과 다 쓸만해 가져간다는 여팀의 방어. 정말이지 여팀의 목욕바구니에는 없는 게 없었다.
비누, 샴푸, 린스는 기본이고 때타월에 머릿수건, 발각질 솔과 오일, 마사지용품.
중간중간 힘낼 간식거리에 빨랫거리까지.
그에 비해 남탕은 비누에 타월 무한무상제공.
목욕을 마치고 뽀얘져서 입구에서 합류하면 으레 남팀은 왜 이리 오래 걸렸냐 타박이고
여팀은 이것도 이하생략하고 급히 나왔다고
항변하고.
그런 엄마아빠를 번갈아보며 바나나우유 쭉쭉 빨던 우리 삼 남매는 그런 주말이 마냥 좋았다.
우리 집 샤워부스의 코너선반도 마찬가지이다.
여성팀 물품이 즐비하고 남성팀 소유라고는 샤워대에 붙은 비누통 위의 비누 하나가 전부이다.
오래된 샤워망 포착.
주렁주렁 늘어진 부분 부분에 조각비누를 넣어서 대충 묶으니 거품 확실!
엄마용 청소 수세미로 낙점.
부분 부분 조각비누가 들었다.
비누 시장도 끊임없이 발전
하여 세안은 기본에 샴푸, 바디워시
겸용도 많다.
영유아나 남자들은 올인원이 최고지만 한 가지 기능을 서넛으로 소인수분해할수록 더 전문적인 냄새가 나서 더욱 잘 팔리는 여성용품의 쪼개짐은 거듭된다.
"어디에 쓰는 무엇인고?" 소리만 나올 뿐 샘플조차 영어인지 불어인지도 모를 알쏭달쏭한
품명에
묵혀 버리기 십상이다.
그 속에서 환경을 생각해서 비누 하나로 세안과 샴푸, 바디까지 커버하는 문화가 은근히 늘어나고 있다.
노샴푸 유행에 사흘을 비누로만 감다 머리 폭발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샤워부스 선반의 플라스틱 용품들을 소진하면.
비누 하나로 일망타진에 도전하려 한다.
단출하고 간단하고 심플한 생활이.
난 참으로 좋다.
공공화장실조차 물러지지 않는 비누
대신
쭉쭉 짜서 쓰는 손세정제
시대에.
우린 레트로 비누,
비누 하나로 씻고 닦고 깨끗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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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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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칸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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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문학을 열망하는 에세이를 씁니다. 신간과 신제품 시음을 지나치지 못하면서 올드 정서가 좋은 마릴라 엄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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