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스칸썬 Jul 30. 2023

건식 화장실은 내 취향!

미국, 너는 누구니?


여행기간 묵을 곳에서 집안들어서자 바로 알려준 주의사항 두 가지.

실내에서 신발을 신는 경우도 있지만 이 집에선 입구, 그러니까 현관문을 열면 한국처럼 신발장이 한자리 차지하지 않고 신발 벗는 코너가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귀가 시 신발 한쌍을 쪼르르 놓고 슬리퍼로 갈아 신고 카펫을 밟을 것.


그리고 건식 화장실 사용방법이다.




아이들은 한국집에선 샤워부스에서 자유로이 공중에 매달린 샤워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룰루랄라 물난리를 쳤다.

이후 주변 물방울 정리는 엄마 몫.

미국의 건식 화장실 문화라고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배수 구멍이 없으니 (부스 대신 한국에서 유행처럼 너도나도 없애던) 욕조 안에서.

샤워커튼 밖으로 한 방울도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할 것.

첫날은 혹시나 싶어서 공중에서 굳이 샤워기를 빼내어 온몸을 웅크린 소심한 포즈로 샤워를 마쳤다.

예전에 미국에서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맘껏 물줄기를 뿜는 사고를 쳐서 뒤처리에 애를 먹었다. 약간 주의하니 전혀 문제가 없다.

하긴 여기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인데.


욕조형 화장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와서 이렇게 샤워커튼을 이중으로 치면 건식 화장실이 가능할지 한참 고심했었다.

샤워 시 욕조 안쪽은 투명비닐 커튼을 내려뜨리고 바깥으로 투명보다 좀 더 도톰한 방수커튼을 내려뜨린다.

주변에서 말렸다.

빨래를 널면 바로 마르는 곳이나 적당하지 여름철 습도는 높고 가족마다 돌아가며 하루에 몇 번이나 씻는 우리나라 화장실은 안 맞다.

여간 신경 써서 환기하지 않으면 물 때에 곰팡이가 순식간이란 소리에.

욕조를 없애고 샤워부스로 바꾸는 리모델링을 하고 말았다.




미국 가정은 바닥이 카펫이니 세면대도 주의하고

타월은 금세 마르니까 장마철이나 한여름 습기로 꽉 찬 한국에서 손 한번 닦아도 축축하던 그 느낌이 아니다.

물이 쫙쫙 빠지는 고무 슬리퍼 대신 호텔에서 맛보는 보송 슬리퍼로 살포시 내딛으면 일단 걸음이 가볍다.



한 가지 더,

선반을 달아 샴푸나 바디용품을 진열하는 볼록 형태 대신 화장실 벽면 자체에 홈을 파서 욕조 안에서 샤워 시 손이 닿는 높이에 샤워용품 비치가 가능한 오목형태라 공간활용이 돋보인다.



*  방문한 미국 내 한국 가정의 화장실 사례이므로 미국 전반적인 화장실 인테리어와는 다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엘에이, 떡볶이를 먹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