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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Aug 09. 2023

엘에이, 햄버거 서비스를 받다.

미국, 넌 누구니?

햄버거는 토스트 같은 스타일로 반이 쪼개어 나온다.

햄버거 매장 안.

정신없이 분업에 임하는 직원들과 주문하고 바로 먹고 빠지는 손님들.

한 풍경이다.

이 와중에 키오스크가 말썽이라면?

가까이서 호출할 직원이 안 보이는데

out of order 고장을 알리는 A4용지가 화면 앞에 붙어있거나 먹통라면?

메뉴 네 가지 주문을 마쳤는데 진행 중으로만 계속 뜬다면?


특히나 미국 햄버거집 키오스크(다 그런지는 모른다.)는 추가되는 재료나 고르는 맛은 물론 케첩에 냅킨까지 메뉴 선택 시 일일이 다 지정해야 한다.


손을 들어 직원을 부르면?

아르바이트생이 일단 와서 작동해 보겠지만 뾰족한 수가 있을 리가.

매니저를 부를 테고 전산담당이 올 테니 다른 키오스크에 늘어선 줄 맨뒤로 가서 재오더하라 하거나.

손님이 한숨 한번 쉬면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을 받아줄 테니 따라오라 할 것이다.

그리 해주어 고맙다고 하면 특별히 해드리는 거라고, 줄이 긴 점심시간이라 원칙은 키오스크라고 콕 집어 얘기하거나 주문량이 많아 기계 과부하가 종종 걸린다고.

할 수도 있다.


햄버거집도 직접 주문받는 경우가 더 많았어서 키오스크는 처음이었고 한국 입점이 안된 햄버거 매장을 찾아 주차비 한 시간 비용을 내고 찾은 곳이었다.


길가에 이렇게 주차비 정산기계가 있다.


추천 버거인 산타 바바라와 신상메뉴 매운맛 치킨버거, 모카셰이크에 감자반 고구마반 후렌치프라이. 탄산음료.

그리고 케첩과 냅킨을 종류별로 선택했다.

40불이 조금 안 되는 금액.


두 번 실행했으나 로딩 중으로 계속 떴고 주문과정이 낯설어 오래 걸렸을 뿐.

실행 안 되는  채로 한참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배고파 온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못 봤으니 지니는 김에 온 것이라 크게 급할 것도 없었다.




손을 드니 매니저(로 추정되는) 직원이 다가왔다.

입도 벙긋하기 전에 키오스크를 보고 상황 파악(대단히 눈치가 빠를 필요가 뭐 있는가. 키오스크를 가리키면. 뻔하다."어쩌죠? 고장이에요!")

즉시 계산대 직원을 콜사인한 후 어떤 언급도 없이 계산원 쪽으로 가라고 안내하였다.


계산원 앞으로 가서  키오스크에서 두 번 선택했던 메뉴를 주문하는데 카운터 직원의 우측손이 카드단말기를 막고 있다.

직접 카드를 받아 계산하려거나 카드부터 넣지 말라는 뜻이려니 하고.

주문확인을 받은 후 카드를 내미니 우측 손은 단말기를 막은 채 자리로 가서 기다리란다.

일언반구 없다.

네? 무슨?

잠시만 기다려달란다.



햄버거 세트 서비스 라니!

처음이라 좌불안석이었으나 고객님께 불편 끼쳐 어쩌고의 생색이 일절 없다는 점.

직원에게 이러저러해드려 하는 지시를 고객 들리는데서 한마디 없이도 일사천리 이루어지는 어떤 룰이 있다는 점.

주문 다 받고 기다리시게 해서 혹은 죄송한 마음으로 콜라 한잔은 서비스로 드릴게요, 는 있을 수 있겠지만

고객이 콜라 한잔이든 제일 비싼 햄버거 열 세트든. 주문내용과 가격 무관하게

시간을 빼앗아 죄송하니 맘껏 드세요, 라니!

(현지인이 동행했으므로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놉!)


노숙인들이 빈컵을 들고 탄산음료 마시러 수시로 들어와도 제지는 없었다. 손님들도 그러려니 했다.

 

미국 서비스 문화.

앞선 사람이 문을 PULL(안쪽으로 미는 방식보다 내쪽으로 문을 잡아당기는 문 형태가 일반적)하고 뒤에서 오는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게 배려하고 감사인사가 입에 베인 에티켓.

(물론 우리도 그리하긴 한다. 당연하지 않을 뿐.)

길가에서든 엘리베이터든 Hello로 눈인사가 당연한 사람관계.

눈 마주치는 게 가장 어색하고 무표정이 기본인 엄마부터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준 Habit BURGER GR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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