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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Aug 04. 2023

엘에이, 자외선주의보

미국, 넌 누구니?

큰아이는 새 학기마다 특이사항을 적어낼 때 '햇볕 알레르기'를 알렸다.

작년부터 엄마도 더는 쓰지 않았다.

그랬던 큰아이가 L.A 자외선에 알레르기 반응이 재발했다.


자외선주의지만 참말 예쁜 L.A 하늘, 하늘!


습도가 높아 머리 감을 때 샴푸만 하던 한국의 여름.

L.A에 와서 컨디셔너를 안 쓰는 날은 심슨부인 같다. 얼굴은 기름지고 번들거리는 여름이건만

건조한 L.A에서는 충분한 보습이 필수다.

온몸이 바디크림도 넘치게 발라야 하고 얼굴은 충분히 보습한 후 쿠션 콤팩트만 해도 이내 매트해진다.

자칫 까칠해 보일 만큼 건조해 보일 수 있으니 얼굴의 유수분은 충분히 신경 써야 한다.


비상용 알레르기약도 안 들어서 비상용으로 소아과처방용 피부 트러블약을 아이 다리와 팔에 매끈하게 정성 들여 발라주니.

처음에는 가려움증이 조금도 낫지 않는지 긁으려 들고 간지러워 괴로워한다.

이후 냉찜질을 하고 바람을 쐬어 찬기를 거듭해 주니 조금 낫단다.

손으로 긁는 거라도 멈추니 벌겋게 달아오르고 부어오른 부위들이 조금씩 나아진다.

타지에서 아이들은 늘 뜻밖의 상황을 만나고 여차하면 데려갈 소아과가 쉽지 않은 만큼.

종류별로 비상약을 챙겨 와도 이런 돌발상황은 늘 생긴다.




둘째 아이는 없던 멀미가 이동하는 곳마다 생겼다.

비행기 타고 오가는 용으로 멀미약을 챙겼다.

공항에서 지내는 곳까지 거리가 멀지 않지만 그 동선까지만 혹시나 싶어 여분 멀미약을 넣었다.

헌데 강한 햇볕이 차 안으로도 깊숙이 들어오고 출퇴근시간 외에는 도로가 워낙 넓어 차도 잘 빠지는데.

아이가 도중에 속을 게워냈다.

그렇게 멀미가 시작되었다.


문화적 차이를 떠나 귀의 평형기관도 밸런스가 틀어졌구나.

문화적 차이를 떠나 귀의 평형기관도 밸런스가 틀어졌구나.

결국 급하게 소아용 멀미약을 알아보고 구입했다.

우리나라처럼 두포 짜 먹는 형태는 없고 씹는 알약이 8개 또는 12개 정도 들어있다.

습관적으로 오갈 때 먹는 게 맞나 싶은데 번번이 안색이 허예지고 두통 기를 느껴서 아이가 원하면 멀미약을 먹으라 하고 있다.


한국,미국 멀미약과 몇가지 덧바르는 바디크림


여름에는 바디크림도 충분히 스미지 않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과 섞이며 끈적이는데.

이곳에선 조금만 소홀해도 나도 모르게 긁적인다.

강도 높은 바디크림까지 몇 종류나 챙겨 발라야 하는지 모른다.



햇볕이 강한 한여름 L.A는 20도선에서 시작한다.

식당 똥파리는 여럿 봤지만 모기나 잔벌레는 없다.

장마철부터 삼복더위 동안 지루성피부염과 기름기 바 끼는 머리로 씻어도 말려도 찜찜한 여름과 달리.

번들번들하게 오일리하게 피부에 크림과 마사지팩으로 칠갑을 해도.

마일드하게 스미는 피부 느낌이 참으로 좋다.

매일매일 하늘은 예쁨 주의보 발동!



뉴스를 보니 한국에선 열대야에 불쾌지수에 가장 힘든 계절 같다.

휴양지는 아니지만 쨍쨍 내리 꽂히는 자외선 지수는 이곳도 마찬가지이고

35도 피크를 매일같이 찍지만 습도가 낮으니 더워 짜증 난다거나 끈적여 미치겠다는 소리가 안 나온다.


아침마다 파란 하늘 천장 삼아 <세이노의 가르침> 페이지는 넘기게 하는 테라스


이 글을 쓰면서도 뻑뻑한 안구건조로 인공누액을 거듭 넣고 껌뻑인다.

완벽한 세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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