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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Dec 31. 2022

엄마유세는 토끼띠에도 계속됩니다!

딸아들이면 백점이란 덕담이 엄마로서야 듣기 싫진 않다.

요즘은 둘이면 동성이 아이들 입장에선 낫다고 그게 백점이라 하고.

출산율 낮은 시대, 낳으면 만점이라 한다.




뒤돌면 똥 싸고 토하는, 머리가 가장 무거운 소아기를 지나면.

둘만 붙여놓으면 밥상 차리고 세탁물 구분하고 카페에 육아질문 간단히 올리는 것까지 가능하다.

성별도 그렇다.

유난히 핑크핑크. 혹은 남자남자 하는 아이도 있겠지만.

패션이나 코디는 아무래도 좋은 우리 아이들은 물려 입고 돌려쓰는 것이 당연하다.

새것이라고 해도 믿지 않고 "엄마가 샀을 리가." 의아해하니 "얻는 것도 능력이거든. 이건 내돈내산 맞거든." 우길 지경.

형제, 자매가 아닌 남매라는 구분이나 성별 의식도 없이 키운다.




둘째는 사랑이라고.

60점 맞아도, 필통, 외투,  노트 하나씩은 돌아가며 잃어버리고 번번이 사고 쳐도. 

혼쭐 내면서도 웃음이 나오고 나무라면서도 간식 챙겨주고  싶은 세상최강 사랑스러운 못난이다

동그란 뒤통수에 두둑한 궁둥이. 두툼한 발등을 엄마아빠 어디에든 걸쳐놓고 볼일보고.

어떤 거든 괜찮고 까다로운 구석이 없다.

한 번씩 심통 나면 이틀은 입이 나와있지만 글씨나 연산실수로  눈가가 빨개졌다가도 책을 덮고 안아주면 뒤끝 1이 없다.

정말 멋진 녀석이다.

단순한 남성상의 전형이다. 부럽다.


운동화가 작아졌대서 "무슨? 바꾼 지 얼마 됐다고?" 하며 내 운동화를 신겨보니.

작다.

다 컸다.

둘짼 좀 더 붙들고 싶었는데 네 녀석도 출가다.



과일이면 뭐든 잘 먹는 우리 딸은,

백하자면 열 살이 넘어가서야 편해졌다.

사춘기보다 유아기에 더 눈치를 본 어려운 아이였다.

커가며 속을 몰라 답답했던 게, 싫고 좋음을 조심할 줄 알아  둥글둥글하고

냉정하고 딱 부러지되 실수를 인정하거나 조언을 받아들임에 누구보다 유연하다.

분에 넘치는 아이다.





가장 중요한 건

둘이 찰떡궁합이라 쑥덕쑥덕 문화가 형성되면서부터 부모를 왕따 시킨다는 사실.

새해.

두 녀석을 놓고 부모유세를 떨어보기로 한다.



새해에도 엄만 엄마유세 떨 거야.  

엄마가 깨울 때 발뽀뽀해도 성질내지 않기.

한 번씩 엄마하고도 자고 비밀얘기 해주기.

너무 빨리 청소년 되지 않기.

엄마 폰도 꾸며주고 대문관리 해주기.

새해에도 그래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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