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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Jun 01. 2017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마음의 등불을 켜라 - 격려와 칭찬

격려와 칭찬     


초등학생 둘이 있는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부모의 인도를 받아 방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받은 상장 하나가 옷장 위에 비스듬하게 떨어질 듯 말 듯 놓여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왜 상장이 그렇게  떨어질 듯 놓여 있었던 것일까?

상담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다시 그 상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냥 나가면 안 되겠구나!”

상장을 손으로 잡고 자세히 읽어 보았습니다. 학원에서 글짓기 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를 향해 말했습니다.

“아이가 글짓기를 잘하나 보네요?”   

엄마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 대해 처음으로 학문적인 연구를 시도했던 입니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구분했습니다.

(1) 생리 욕구 - 식욕·성욕·수면욕 등

(2) 안전 욕구 - 개체 생존의 안전 보장 감

(3)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 - 사회 귀속 욕구

(4)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 명예욕 등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5) 자기실현의 욕구 - 최고의 인간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구     

매슬로우는 다섯 가지 욕구는 계단을 오르듯 낮은 차원의 욕구에서 점차 높은 차원의 욕구를 향해 단계적으로 상승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낮은 단계는 생리적인 욕구인데 성욕, 식욕, 수면욕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욕구는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가장 절실한 욕구로서 가장 본능적인 욕구이기도 합니다.     

생리욕구가 충족되면 그다음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나타납니다. 며칠 동안 굶어 배가 고플 때는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먹을 찾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충족되고 나면 그 후에 비로소 자신의 안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안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그다음으로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은 어떤 형태로든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함께 살아가고 싶은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네 번째로 나타나는 욕구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입니다. 인정 욕구(認定慾求)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하는 욕구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모습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행동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한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타인에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이니다.     

다섯 번째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사람은 네 번째 욕구 ‘인정 욕구’가 채워지면 그다음으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매슬로우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말했습니다.     

매슬로우 박사는 자기실현의 욕구는 다른 단계의 욕구와 달리 일정한 한계점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생물학적 욕구에는 한계점이 있어서 일정 수준 이상 충족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밥을 먹다 배가 부르면 숟가락을 놓고, 겨울철 난방을 켜고 방이 너무 더워지면 난방을 끄는 식입니다. 그러나 자기실현의 욕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욕구 충족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욕구는 점점 더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욕구들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고 그 경쟁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마음 에너지를  빼앗아 가버림으로 에너지를 고갈시켜버립니다.     

마음에너지가 고갈되면 온 몸에 불이 꺼져버린 것처럼 의욕이 사라지고 어두움으로 채워집니다. 그때부터 슬픔과 우울, 짜증, 분노가 올라오고 주변 사람들이 다 싫어집니다. 섭섭한 마음으로 하주 종일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하고 집중해서 하던 일들도 만사가 귀찮아져 쉽게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마음에너지란 무엇일까? 마음 에너지는 전기 에너지처럼 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터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마음이 작동할 때마다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마음에너지입니다. 마음 에너지는 통화량처럼 사람마다 일정량이 있습니다. 한 국가의 통화를 지하경제가 많이 소모할수록 생산적인 투자를 할 수 없어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처럼 마음 에너지도 엉뚱한 일에 소모하면 마음이 쉽게 무기력증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에너지를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10이라는 마음 에너지 중에 5를 엉뚱한데 소모하는 사람은 10을 가지고 사는 사람보다 가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빼앗긴 에너지를 찾아와야 마음이 더 넉넉해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에너지가 충만하게 채워지면 피곤함도 덜 느끼게 되고 삶에 집중력이 생겨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마음에너지는 늘 소모되고 재충전됩니다. 마음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방법 중에 칭찬과 격려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혹은 자신에게라도 칭찬이나 격려를 받게 되면 기가 살아나고 힘을 얻게 됩니다. 칭찬받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함께 독서토론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발표를 하면 참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서 모두가 힘차게 박수를 쳐 줍니다. 그러면 발표한 사람은 굉장히 감동을 받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고 합니다.      

칭찬과 격려는 우리에게 용기를 공급해 줌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게 만들어줍니다.      

아내가 정성 들여 음식을 장만해 남편의 밥상을 준비했는데 남편이 잘 먹고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아내는 힘이 빠지고 고민은 깊어집니다. 그때 남편이 돌아서서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 한마디만 해 주면 아내는 갑자기 힘이 생기고 목소리가 밝아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남편들도 아내가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줄 때 삶의 의욕이 생기고 열정이 생긴다고 합니다.     

칭찬이란 무엇일까요? 세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잘한 일에 대해 잘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좋은 점을 좋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셋째,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해 주는 것이다.     

칭찬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칭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는 매일 아침마다 면도를 하면서 세면대 거울 앞에서 나를 칭찬해 줍니다.

“야, 너는 참 잘생겼다.”

“너는 참 행복해 보인다.”

“오늘도 일이 잘될 것 같은데”

이렇게 칭찬을 하고 나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고 기쁨이 찾아옵니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도 높아집니다.      

칭찬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뭔가를 잘해야 행복할 수 있으며, 잘못하면 불행하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분이 직장에서 회사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서 마침내 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중역들 앞에서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는 정말 잘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관계자들의 반응을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서 온갖 불길한 생각들이 올라왔습니다.

“저 사람들은 내 계획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나”     

짧은 시간이지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락거리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고 나가는데 사장님이 다가오시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자네, 오늘 정말 잘했네!”

“그동안 고생 많았어, 자네 때문에 우리 회사가 더 잘 나가게 생겼어!”

그 순간 모든 실망과 낙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일에 대한 의욕으로 넘치게 됩니다. 칭찬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며 어떤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해 줍니다. 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는 사람은 집중력 있게 일하고 그 일을 어려움 없이  성취합니다.          

칭찬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습니다. 같은 일에 여러 번 칭찬을 받아도 싫지 않을 뿐 아니라 받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같은 칭찬을 많이 받으면 지겨울 것 같기도 한데 칭찬은 받을 때마다 새롭게 들립니다.     

비난은 어쩌다가 딱 한 번만 들어도 지겹습니다. 아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아이들은 귀를 막고 안 들린다고 고개를 흔듭니다. 상대방은 나의 잘못에 대해 오랫동안 참다가 드디어 5년 만에 한번 말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를 향한 그 비난은 지겹게 들립니다. 그러나 칭찬은 들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나이 먹은 노인들도 칭찬을 들으면 그렇게 좋아하십니다. 아이들도 칭찬들을 들으면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합니다.      

사람은 칭찬을 받지 못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합니다. 칭찬과 인정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탁월한 모습으로 변화시킵니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읽어 주면 사람들의 반응은 항상 차가웠습니다.

“이것도 글이라고 썼느냐!”

“재미없다 치워라”

“넌 글에는 영 소질이 없다”     

소년은 실망한 나머지 글쓰기를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그의 어머니가 소년을 데리고 꽃밭으로 갔습니다. 꽃밭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한 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이 꽃을 보아라, 아직 때가 안 된 꽃은 몽우리만 져 있지 않느냐! 그러나 때가 되면 이 몽우리들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된단다. 너의 문학적 재능도 이 꽃 봉오리와 같단다. 지금은 네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있지만, 때가 되면 이 꽃 봉오리처럼 활짝 피게 될 것이다. 나는 너의 엄마로서 너의 재능을 짤 알고 있단다. 낙심하지 말고 힘을 내어라”     

소년은 엄마의 칭찬과 격려에 힘입어 용기를 얻게 되었고 나중에 위대한 아동문학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한스 안데르센입니다.      


스티븐 코비가 쓴 「오늘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남태평양의 키니와 타 섬에 자니 링고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변에서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동시에 사람들로부터 약간의 비웃음을 사는 사람이기도 했다. 자니 링고는 최근에 결혼을 했는데, 장인에게 암소 8마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이 섬에서는 결혼을 할 때, 남자가 여자의 아버지에게 암소로 대가를 치르는 풍습이 있는데 자주 예쁘게 생긴 여자라면 암소 5마리를 준다. 조금 매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평범하면 암소 3마리를 주고 아주 매력 없는 여자에게는 암소 1마리를 주었다. 그런데 자니 링고의 아내 사리타는 그리 예쁜 여자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암소 3마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남태평양 섬에서는 주로 뚱뚱한 여자가 인기는 데, 사리타는 꽉 마른 데다가 어깨도 구부정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링고가 그의 장인에게 암소 8마리를 주었으니 주변의 비웃음을 살만했다.     

선교사가 자니 링고의 집을 방문했다. 선교사는 자니 링고의 아내 사리타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소문과는 달리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턱이 아름다웠고, 당당한 걸음걸이와 빛나는 눈동자는 눈부실 정도로 빛나 보였다.  

그래서 선교사는 자니 링고에게 물었다.

“아내의 모습이 왜 소문과 이토록 다르죠?”

그때 자니 링고가 이렇게 말했다.

'결혼 전에 여자들끼리 모여서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 여자가 나는 암소 4마리에 시집왔다고 말하면, 다른 여자는 자기는 암소 5마리에 시집왔다고 자랑합니다. 암소 1마리에 시집온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습니다. 나는 아내 사리타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암소 8마리를 주고 결혼한 것입니다.' "

  

자니 링고는 암소 8마리의 가치를 지닌 아내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장인에게 암소 8마리를 준 것입니다. 그랬더니 부족해 보이던 아내 사리타가 암소 8마리에 걸맞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서 크게 다르게 행동합니다. 특히 자기를 가치 있게 여기고, 인정해주는 곳에서는 점점 더 좋은 쪽으로 성장합니다. 칭찬이나 격려받지 못하면 하던 일을 지속하기가 힘이 듭니다. 특히 공부하는 아이들이나 직장에서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칭찬이나 격려는 산소와 같습니다.      


격려란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기소침해 있어서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이때 따뜻한 격려와 칭찬 한마디가 용기를 주고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줍니다.      

조지 아담스라는 분은 “격려는 영혼의 산소와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리잔에 담긴 초는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해주면 다 탈 때까지 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닫아버리면 금세 불이 꺼져버립니다.      

인생이 힘들고 지칠 때, 그리고 피곤이 엄습해 올 때 우리 마음은 어두워지고 희미해집니다. 다 타버린 등잔처럼 끄름을 만들고 냄새를 풍깁니다. 바로 그때 필요한 것이 칭찬과 격려입니다. 칭찬과 격려는 우리 내면에 기름을 넣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인정받고 칭찬받을 때 용기를 얻고 다시 움직이게 됩니다. 목표를 향해서 꿈을 향해서 전진하게 됩니다.


칭찬과 격려는 우리 내면에 기름을 넣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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