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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Jun 02. 2017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마음의 등불을 켜라 - 용서

용서

 

2011년 10월 5일에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5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초로 매킨토시라고 하는 개인용 퍼스널 컴퓨터를 개발했고, 아이 폰을 만들어 스마트 폰 시대를 연 천재 기업인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모험과 혁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잡스는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4천억 원의 유산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가졌지만 그 돈이 잡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없었습니다. 감히 다른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는 천부적인 두뇌와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그 기술이 잡스의 생명을 더 연장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잡스의 사망원인은 췌장암입니다. 그가 왜 젊은 나이에 췌장암에 걸렸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늘 그에 삶에 따라다녔던 분노가 그 원인 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크게 두 번 버림받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고 또 자신이 창업했던 애플사로 부터 버림받고 쫓겨습니다.   잡스의 친아버지는 잔달리라는 분이고 어머니는 심슨입니다. 이 두 사람은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만나서 서로 사귀다가 결혼 전에 잡스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심슨의 친정아버지가 두 사람의 결혼을 끝까지 반대 두 사람은 결혼을 포기하고 스티브 잡스를 낳은 후 1주일 만에 입양기관에 보냈습니다.     

잡스를 보내고 난 얼마 뒤에 친정아버지가 죽게 되어 두사람은 극적으로 결혼을 합니다. 그들이 입양기관을 다시 찾아 갔을 때 잡스는 이미 폴 잡스라는 사람에게 입양된 이후였습니다. 후에 친아버지 잔달리는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한 번만이라도 만나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아버지는 잡스의 생일이 되면 이메일로 ‘사랑한다. 건강하게 잘 지내라’는 소식을 보내지만 잡스 한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버림받은 상처가 그렇게 컸던 것입니다.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충격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고 평생 마음속에 친부에 대한 미움을 안고 살았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자신이 창업했던 회사에서 쫓겨난 아픔까지 겪었던 그의 마음에는 엄청난 거절감과 분노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에 암이 생겼고 그의 나이 56세에 죽게 된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미움이나 증오심이 들어 꺼진 창처럼 깜깜해집니다. 마음이 어두워지면  우울증이 찾아오게 되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면역기능이 크게 떨어지게 되어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됩니다.     

특별히 미움이라든지 증오심은 우리 몸에 암을 유발합니다. 모든 사람의 몸에는 매일 마다 암세포가 만들어지는데 우리가 암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 몸에서 암세포를 잡아먹는 T세포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기 때문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분노하거나 증오심을 품게 되면 암세포를 잡아먹는 T세포가 열심히 암세포를 잡아먹다가 어느 순간 지쳐 버려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입니다. 이 기회를 타서 암세포는 우리 몸에 뿌리를 내리게 되고 뿌리를 내린 암세포는 재빨리 보호 액을 뿌려 자기 몸을 보호하기 때문에 다시 T세포가 활동을 시작해도 발견하지 못하고 암세포는 우리 몸에서 왕성하게 성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움과 증오는 마음 에너지를 다 빼앗아갑니다. 절제하지 못하게 하고 사소한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깨뜨리게 하고 결국  건강마져 무너뜨립니다.      

미움과 증오심을 극복하기 위해 용서가 필요합니다. 용서하면 자유가 임합니다. 용서하면 어두워진 마음의 창에 밝은 불이 켜집니다. 

용서란 무엇일까? 나에게 악을 행한 사람에게 악으로 갚지 않고 선으로 갚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에게 빚을 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빚을 탕감해 주고 면제해 주는 것이 용서입니다.      

성경에서는 용서를 세 가지 의미로 교훈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덮어 준다.’는 의미입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죄와 허물을 덮어주는 것입니다.

둘째는 ‘치워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죄를 가지고 논쟁을 해서도 안 되고 그것을 가지고 사람을 공격해서도 안 되며 더러운 오물을 치우는 것처럼 치워 주는 것입니다.

셋째는 ‘멀리 떠나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잘못한 것을 멀리 떠나보내고 다시는 기억하지 않는 것이 용서입니다.  문제는 용서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아픔을 주고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하려고 발버둥을 쳐도 용서가 잘되지 않습니다.     

한 군인이 여자 친구로부터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군인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그 여자 친구는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내 독사진 네가 가지고 있지? 그 사진 돌려줘! 동네 신문에 내 약혼식 소식을 실을 건데 그 사진이 필요해~~ ”     

이 소식을 들은 전우들이 친구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들은 군부대 막사를 뒤져 다른 군인들의 여자 친구 사진들을 전부 모았습니다. 여자들의 사진이 금세 작은 박스로 한 상자가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 군인은 그 상자를 여자 친구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네 얼굴이 전혀 생각나지 않아, 네 사진을 찾은 다음에 나머지는 돌려줘”     


용서가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도시에 경쟁 관계에 있던 장사군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가게는 서로 마주 보고 있었는데 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밤에 잠들 때까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것을 보다 못한 하나님께서 어느 날 천사를 상인들에게 보내 서로 화해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서 천사는 한 상인을 찾아가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대에게 큰 선물을 내릴 것이요. 그대가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장수를 원하면 장수를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줄 것이오, 단 조건이 하나 있소! 당신이 무엇을 원하든 당신의 경쟁자는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요, 당신이 10억을 원하면 당신의 경쟁자는 20억을 얻게 될 것이요”      

천사는 상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 화해하십시오. 그래야 당신도 잘되고 이웃도 잘될 것입니다.  상인이 뭔가를 한 참 생각하더니 천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무엇을 원하든지 다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럼 제 눈 한쪽을 멀게 해 주십시오”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용서는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용서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용서는 배워서 실천해야 니다.  인생의 문제는 이해의 문제입니다. 용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이해하는 것을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것만큼 이해하게 됩니다. 이해하면 용서가 되고 용서하면 길이 열리고  행복이 열리게 됩니다.      


뉴욕에서 출발해서 플로리다로 가는 만원 버스에 허술한 옷을 입은 한 사내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워싱턴을 지나자 한 여학생이 그 남자의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걸었습니다.

“아저씨, 어디서 사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남자는 괴로운 표정만 지을 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족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자녀들은 몇 명인지?

계속된 질문에 사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은 빙고이고, 지난 사 년 동안 뉴욕에 있는 감옥에서 보내다가 이제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결혼은 했었나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다니요?”

“감옥에 있는 동안 나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지요. 내가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할 형편이니 아이들을 데리고 혼다 살기가 힘들면 나를 잊으라고 했지요.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재혼해도 좋다고 했고 앞으로 편지는 안 해도 된다고 했지요. 그 후 3년 동안 편지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서요?”

“그렇습니다.”     

그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사실은 지난주일 가석방 결정이 확실해지자 편지 한 통을 썼답니다. 옛날에 우리는 브루스 워크라고 하는 곳에 살았는데, 그 마을 어귀에 큰 참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어요. 나는 편지에서 만일 나를 용서하고 나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그 참나무에 노란 리본 하나만 묶어 달라고 했어요. 노란 리본이 참 나무에 걸려 있으면 내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갈 것이라고, 그러나 만일 재혼을 했거나 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라고 했지요. 노란 리본이 보이지 않으면 나는 그냥 버스를 타고 그곳을 지나칠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옆에서 함께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승객들도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브루스 위크가 가까워지니 갑자기 버스 안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빙고는 얼굴이 굳어진 채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곧 눈앞에 나타날 실망의 순간을 대비라도 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계속 괜찮아, 괜찮아! 외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을과의 거리는 5마일로 가까워졌습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자동차의 엔진 소리만 간간이 들려왔습니다.      

그때 한 젊은이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기요, 저기, 저기를 보세요.”     

순간 승객들은 너나 할 것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치며 춤을 추었습니다.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빙고는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한그루의 참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참나무는 온통 노란 리본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나무에 묶어둔 수 백 개의 노란 리본이 바람에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버스 안은 박수갈채로 요란했고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      

용서는 용서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용서는 우리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고 용서는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용서하면 마음에 밝은 불이 켜진 것처럼 환해집니다. 용서하면 치유되고 용서하면 길이 열립니다.     



 

빅토리아 루 볼리는 마흔네 살이 되던 2004년 11월에 조카의 피아노 독주회를 보고 운전해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빨리 집으로 가고 싶어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 은색 자동차가 자신의 차 옆으로 접근해 오더니 18세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차 밖으로 자신의 상체를 내밀더니 웃으면서 9킬로그램짜리 냉동 칠면조를 이 여인의 차를 향해 던졌습니다.      

앞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냉동 칠면조는 이 여인의 얼굴을 강타했습니다. 이 여인의 얼굴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소년의 장난으로 이 여인은 중환자실에서 6개월 동안 사경을 헤맨 후에 턱을 철사로 고정하고 한쪽 눈에는 의안 필름을 붙이고, 머리에는 티타늄 판을 댄 다음 나사로 조이고 나서야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9개월이 지난 후에 루 볼리는 가해자인 라이언 쿠싱이라는 소년과 함께 법정에 섰습니다. 소년은 더 이상 칠면조를 던지는 건방진 소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 소년에게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고 외치며 법정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은 판사의 판결에 격노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겨우 징역 6월에 보호 관찰 5년, 상담 치료와 사회봉사가 전부였던 것입니다. 법정에 있던 사람들은 판결에 반대한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이 소년이 이렇게 감형을 받은 것은 루 볼리가 용서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루 볼리는 자신에게 칠면조를 던졌던 그 소년이 다가 오자 그를 꼭 안아주면서 흐느끼고 있는 소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널 용서할게 앞으로 잘살아야 해”     

그녀가 이 소년을 용서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살려 주셨습니다. 나도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원한을 품고 살았다면 복수할 생각만 했을 것입니다. 그를 용서해야 나도 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원한과 증오심을 품고 살면 인생이 메마르고 피곤합니다. 그러나 용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용서는 깨어진 관계를 다시 세워주고 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사실 용서는 다른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심약한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를 구박하고 미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가 가까이 접근하면 겁을 먹습니다. 약점이 드러나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약점이 노출되면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늘 안전거리가 필요합니다.  이런 사람은 화가 나도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슬퍼도 울지 않고 기쁜척하고 화가 나도 웃습니다. 약하게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화가 나서 자신을 미워하고 혐오합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람들과 친밀해지려면 먼저 자신을 용서해야 합니다. 힘없는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용서할 때 어둔 마음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인정하고 용납할 때 더 너그러워지고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심력은 사랑할 때 강화됩니다. 자신을 용서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십시오. 우리는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아낍니다. 우리는 결코 하찮은 존재가 아닙니다. 세상의 어떤 것보다 소중합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소중히 여길 때 심력이 강해지고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 더 넉넉해 짐으로 용서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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