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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Sep 09.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마음가짐

마음가짐     


어린 시절 바라본 아버지는 무척 부지런 한 분이셨다. 작은 땅을 경작하여 많은 식구를 부양하느라 늘 분주했다. 한번은 어머니 심부름 때문에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간적이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기 때문에 마을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집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버려지다시피 한 황무지를 개간하고 있었다.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늪 같은 땅 위에서 삽 한 자루와 바지게를 이용해 연신 흙을 파서 옮기고 계셨다. 아버지는 그 버려진 땅을 싼값에 사서 가꾸고 계셨던 것이다.      


겨우내 쉼이 없이 성실하게 일한 보답은 이듬해 봄이 되었을 때 나타났다. 아버지는 그 곳에 벼를 심었고 잘 다듬어진 논두렁에는 콩을 심었다. 논두렁도 없이 잡초로 우겨져 있던 늪과 같았던 땅이 파란 벼를 가득 품은 아름다운 논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땅은 가꾸지 않으면 황무지가 된다. 그러나 가꿀수록 넓어지고 아름다워진다. 땅을 가꾸는 농부에게 필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농부는 풍성한 가을걷이를 생각하며 성실하게 땅을 가꾸고 씨앗을 뿌린다.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거두기까지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다. 잡초를 뽑아주고 해충을 제거 하면서 기다린다. 땅은 정직하다. 성실한 농부의 땀방울을 헛되게 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도 가꿈이 필요하다.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해 지고 온갖 해충들이 날아 들어와 삶을 피곤하게 한다. 삶을 아름답게 가꾸려면 성실한 마음이 필요하다. 성실한 성품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얻을 수 있다. 돈이 필요한 것도 학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높은 아이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자신이 있는 곳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카네기 행복론」에 보면 텔마 톰슨이라고 하는 분의 이야기가 나온다.


톰슨부인은 뉴욕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남북전쟁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제이브 사막 육군 훈련소에 배속되는 바람에 그곳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남편은 매일 훈련에 참가해야 했기 때문에 매일 혼자서 오두막집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모제이브 사막의 기온은 그늘조차도 섭씨 40도가 넘었고 대화 상대가 없었다. 소수의 멕시코 원주민들과 인디언들이 있었지만 말이 달라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매일 불어오는 사막의 모래바람은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게 했다.      

톰슨 부인은 신세 한탄을 하면서 그의 친정 부모님께 편지를 써서 이런 지옥 같은 곳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으니 당장에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호소했다. 그 때 아버지가 답장을 보내 왔는데 단 두 줄이었다.      


두 사나이가 감옥에서 창문으로 밖을 보았다.

한 사람은 진흙탕을,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      


아버지의 편지를 받은 톰슨부인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편지가 큰 깨달음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톰슨 부인은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것들을 보고 좋은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곳 원주민들과 친구가 되었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원주민들이 톰슨 부인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들이 만드는 편물에 관심을 보이고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면 여행자들에 팔지도 않았던 소중한 것들을 선물로 주었다.  톰슨 부인은 그곳에서 사막의 선인장, 난초, 여호수아 나무와 같은 식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막의 낙조를 바라보기도 하고 그 사막이 1백만 년 전에는 깊은 바다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에서 조개껍질 화석을 찾기도 했다. 부인은 사막에서의 이런 경험들을 살려서 「빛나는 성벽」이라는 소설을 썼고 유명인사가 되게 되었다.      


톰슨 부인은 스스로 무엇이 자신은 그렇게 변화시켰는지를 질문해 보았다. 사막도 그대로고 인디언들도 그대로인데 자신의 마음가짐이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마음으로 자신이 있는 곳을 사랑하기로 작정을 하자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이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면 깨달음이 필요하다. 깨달음이 임하면 마음이 열리고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린다. 깨달음 열리면 지혜가 열리고 미래가 열리고 인생이 열린다. 깨달음이 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되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보게 된다. 깨달음이 임하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톰슨 부인은 아버지의 편지로 인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진흙탕을 보면서 살지 않고 하늘의 별들을 보기로 결심했다. 그 깨달음은 그녀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고 삶의 지경은 크게 확장시켜주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면 깨달음이 필요하다. 깨달음이 임하면 마음이 열리고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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