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필가 박찬선 Sep 01.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변화를 감지하며

변화를 감지하며      


여느 때처럼 새벽 동이 트기 전에 대문을 나섰다. 알싸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순간 연거푸 재채기가 쏟아진다. 동시에 콧물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연신 휴지로 닦아보지만 소용이 없다.  신체 중에 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감지하고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마 ‘코’일 것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그리고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입구에 코는 더 예민해져 있다.


 코는 정확하게 계절의 변화를 감지해 낸다. 가을 향기가 조금만 스쳐도 곧바로 반응을 일으킨다. 맹맹해진 코는 안테나처럼 온몸에 신호를 보낸다. 가을이 왔으니 준비하라는 것이다.      


변화는 우리의 삶의 일부이다. 산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데 변화를 거부한다는 것은 어쩌면 죽어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변화한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중요하지만 모든 변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변화도 있고 나쁜 변화도 있다. 나쁜 방향으로 변화되는 것을 변질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변질되면 완고해지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어 주변에 많은 악취를 풍기게 된다. 반면에 좋은 쪽으로 변화되면 마음이 부드럽고 따듯해져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어 주변을 행복하게 해준다.  그런데 변화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시대가 너무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계절의 변화를 감지해내는 신체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코처럼 말이다.      


존 고든의 책 「나를 변화시키는 에너지 열정」에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변화를 감지하고 빠르게 대처했던 이야기가 나온다.      


존 고든이 테크놀로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느낌이 받았다. 그래서 다른 일을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여러 일을 알아보다가 전에 해본 경험이 있는 식당을 경영하면 좋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회사에 다니면서 식당 개업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마쳤는데 바로 그 날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다고 한다.      


“어떻게 가족들을 먹여 살리지?”

“식당이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마음을 훑고 지나가자 자신이 정말 무기력해진 느낌을 받았단다. 그러나 곧 변화를 받아들이자 생각하고 식당일에 전심전력을 다했다. 그러자 식당은 첫 주부터 빠르게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고 연이어 두 개의 식당을 더 개업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경영팀을 따로 만들어 경영하게 하고 자신은 늘 꿈꾸어 왔던 저술과 강연 활동을 시작했다.      


변화를 감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변화를 시도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변화에는 모험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화 없이는 성장도 성숙도 없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변화를 통해 나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것들을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피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줄 안다. 변화가 피할 수 없다면 변화를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변화를 피할 수 없으면 변화를 사랑하라
매거진의 이전글 느낌이 있는 하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