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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Sep 16.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자족하는 마음

자족하는 마음     


조간신문을 펼쳤는데 이무석 교수님과 그분의 아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의자에 앉아 한쪽 팔을 책상 위에 올리고 있었고 아들은 책상 위에 걸터앉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두 분이 다 정신과 의사라고 소개하는 글을 따라가다가 그분이 하신 말씀에 눈이 고정되었다.     

 

“인정 중독에서 벗어나야”

“인정받으려 애쓰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지나친 인정 욕구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경쟁밖에 모르는 이 사회가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 이달 초에 부산에서 일어났던 14세 중학생이 친구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한 것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것이다.      


아들인 이인수 원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에겐 크게 세 가지 욕구가 있어요. 자기 이야기를 누군가가 진지하게 들어주길 바라는 욕구,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구, 내 욕망과 감정이 침범되지 않기를 바라는 욕구. 이 세 가지를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아이는 상처받아요. 그런데 우리는 오랫동안 아이들의 말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왔거든요. 아이는 뛰어놀고 싶다는데 ‘수학 문제 풀어’라고 말해요. 진지하게 듣지 않는 거죠. 어린아이와 게임을 하면서도 끝내 져주지 않는 부모도 종종 봐요. 아이가 주인공이 될 기회를 안 주는 거죠. 아이 외모를 계속 지적하는 경우도 있어요. ‘너 옷이 그게 뭐야.’ ‘너 지금 이상해 보여.’ 이 역시 아이 자존감을 꺾습니다. 음대에 가고 싶은데 법대에 가라고도 해요. 결국 법대를 간다 해도 그 아이 마음엔 어마어마한 좌절과 분노가 자라죠. 자기 인생을 자기가 통제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이 사회가 치유되기 위해서 두 분이 제시하는 방법은 같았다. 자기만족을 추구하라는 것이었다. 자기만족을 추구할 때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 욕구가 지나치게 되면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타인에 대해서 늘 비판적이 되기 쉽다.      


한 도시에 제빵 업자가 있었다. 이 사람은 자신에게 버터를 제공해 주는 농부가 버터의 중량을 속여 판다고 의심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버터의 무게를 체크했는데 정말 중량이 모자랐다. 크게 흥분한 제빵 업자는 농부를 고소했고 두 사람은 재판정에 서게 되었다. 제빵 업자는 재판관 앞에서 농부의 부도덕함을 크게 책망하면서 그동안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해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재판관은 농부에게 중량을 속인 이유를 말해 보라고 요청했다. 그때 농부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집에 저울이 없어서 평균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저분이 파는 빵 가게에서 1파운드짜리 빵을 사서 그 빵으로 무게를 달았습니다.”     


 사람의 행복은 욕구를 채우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다스리는데서 온다. 욕심은 끝이 없고 결국은 그동안 힘들게 세웠던 모든 것들을 무너지게 한다. 행복은 많은 것을 소유했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때 찾아온다.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고 내가 있어서 당신이 있다는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      


1세기 철학자 세네카는 “돈은 아직까지 누구도 부자로 만들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부자는 스스로 만족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환경에 적응하고 환경을 초월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환경을 분별할 줄 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그것을 기뻐함으로 즐길 줄 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 우리 안에 있고 우리 곁에 있다. 멀리서 찾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좋은 관계를 통해 찾아온다는 진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이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좋은 관계를 통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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