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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철 Nov 06. 2022

《리띵클럽》_대교문화재단 친환경 북페어를 다녀오다.

세가방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나?

1. 세 가지가 궁금해서 찾아갔다.

 연남방앗간에서 열렸던 대교문화재단 친환경 북페어 《리띵클럽 RETHING Club》을 다녀왔다.

 크게 세 가지가 궁굼해서 다녀왔다.

 첫째, <세상에서 가장 작은 책방> 프로젝트는 끝난 것인가?

 둘째, 세가방 프로젝트의 운영에서 어반플레이는 손을 뗀 것인가?

 셋째, '친환경'이란 밑도 끝도 없는 주제로 소규모 북페어가 가능한 것인가?


 결과적으로, 세가방 프로젝트는 끝났다고 봐야 할 것 같고, 대교문화재단의 이벤트 시행사로서의 역할은 어반플레이가 계속 하고 있는 것 같고, 거대한 주제로 소규모 북페어를 하려고만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리 성공적인 형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2. 세가방 프로젝트는 끝난 듯하다.

 ( 재 )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로컬크리에이터(북 크리에이터)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주)대교, 대교 문화재단의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을 공동 추진합니다. 본 사업을 통해 동네책방이 일상 속 독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오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걷고자 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첨부서류를 참조하시어 공모 홈페이지(http://www.segabang.com/)를 통해 신청해주시길 바랍니다. - 부산창경 2020년 7월 공고문에서


세가방 홈페이지 https://www.segabang.com/about

 대교와 대교문화재단은 2020년과 2021년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이란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참 기특하다 싶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부터 적자 상태에 빠진 대교는 2세 승계 작업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독서 문화 창달을 위해 거액의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쉬운 일이 아닌지라, 2022년에는 그만 두었다. 홈페이지는 멈춰섰고, 부산창경과의 협업도 그만 두었다.  다만 운영사인 어반플레이는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계속 운영하고 있고, 간간히 행사도 진행하고 있긴 하다.


 그렇다 보니, 간만에 '세가방'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리띵클럽 RETHING Club》개최 소식에 관심이 갔다. 지난해 '연남장'에서 열렸던 《사시사책: 오늘도 책방, 문 열었습니다.》을 둘러보고 제법 괜찮았다 싶었던 터라 더욱 궁금했었다.



3. 여전히 어반플레이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연남장'이 아닌 '연남방앗간'에서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퍼뜩 들었던 생각은 어반플레이의 퇴출이었다. 작년에 잘 썼던 사옥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라면, 운영사가 교체되는 것밖에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년을 해오던 지원사업을 접었으니, 운영사도 손을 뗄 수밖에 없었던 건가 생각해 보았다. 깔끔하게 운영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운영비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충실한 '가성비'가 나왔는지는 평가할 수 없었다. 만족스러운 KPI를 내놓지 못했다면 퇴출되어도 할 말은 없을 테다.

  그런데... 연남방앗간도 어반플레이의 사업장이었다. 어반플레이가 퇴출된 건 아니었다. 

연남동에 위치한 연남방앗간. 1975년에 완공된 이른바 '불란서주택'을 리노베이션한 상업시설이다.
연남방앗간은 내부를 목재로 마감한 70년대 부잣집 분위기가 잘 살아 있는 공간이다.


4. 북페어의 의미는 알 수가 없었다.

 우선 참여 서점에 대한 디렉션이 부재한다.

 참여서점 20개소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여할 만한 서점들이 참여했다. '친환경'적인 도서 큐레이션이라던가 자체 캠페인이라던가 여러 차례 해오고 있는 곳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세가방'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던 서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개성 넘치는 서점들을 범주화하고 그에 걸맞는 '소주제'를 드러내지 못했다. 그냥 여러 공간에 산재했을 뿐, 서점들간의 맥락은 형성되지 못하고 있었다. 아쉬움이 크다.


 서점별로 3권씩 선정해서 출품한 도서들 간에서도 맥락을 찾기 힘들었다. 적어도 같은 방안에 놓여진 책들 안에서는 어떤 맥락이 보여야 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규보(蹞步)>전이 보여주었던 것만큼의 맥락을 기대했던 건 욕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권 한 권의 책이 주인공이 되도록 디렉팅을 했어야 했다고 본다. 그저  《사시사책: 오늘도 책방, 문 열었습니다.》의 2권 큐레이션에서 3권으로 늘리기만 한 듯한 방식으로는 내방객들에게 제대로 된 의미를 전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저 빚 좋은 개살구가 아니었다 싶어, 아쉬움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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