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30
나는 또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됐다. 나 혼자 좋아하고 있다. 눈치 없고 염치없이 애인 있는 사람을 좋아하게 돼버려서 자주 심술이 나고 있다.
그 애를 보니까 또 심술이 났다. 그냥 막 울며 매달려버렸다. 눈도 쪼끄만 게, 그 많은 물이 어디로 나와, 라고 그 녀석이 장난쳤다. 괜히 억울하네. 눈물의 출처가 합당하도록 눈을 부릅떴지만 젠장, 대체 눈 크기랑 눈물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정말 싫다. 평소엔 바보야, 멍청아 할 정도로 싫을 뿐이지만 오늘은 정말 꼴 보기도 싫을 정도라서 병신아, 개새끼야, 꺼지라고 소리쳤다.
난 왜 이 모양일까. 눈도 작은 주제에 마음 씀씀이까지 작은, 이 모양인 여자애를 봐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 애는, 지금까지 최고의 친구예요, 라는 칭찬을 해준다. 그 말을 오랫동안 곱씹다가 결심했다.
안녕, 절교하자. 영영, 헤어져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