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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함

말의 반죽 속을 헤엄쳐보자

by 박다짐

십여 년 전 이 명함의 디자인을 부탁할 때, 나는 신용목 시인의 시 '말의 퇴적층'을 떠올렸었다. 누구의 귓속으로도 빨려들지 못한 말이 바닥에 흥건했던 내가, 그렇게 흩뿌려진 말이라도 다시 주워 뱉고 싶어서 마음을 다지며 만들었던 명함이다. 어제 책상서랍 깊은 곳에서 줄어들지 않은 명함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새 마음으로, 카드지갑에 다섯 장 넣어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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