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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다짐 Dec 27. 2023

오늘의 괴물

다 내 욕심이었구나

그림자가 짙고 길었던 어제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잘 모르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함부로 위로를 내밀었을 때 그 사람이 받은 상처와 부정을 나는 헤아리지 못했다. 그게 가슴 저미도록 사무쳐 온종일 울었다. 모르는 사람이 괜찮냐고 건넨 휴지가 너덜너덜해지도록 눈물콧물을 닦고 손에 쥐고 다니며 생각했다. 묻어줘야 하는구나. 사무쳐도. 그 사람이 원하는 방식을 따라야 하는구나. 영영 못 본다는 감각은 이런 거구나. 다 내 욕심이었구나.


*

너무 울어서, 다시 듣기 겁이 나는 음악을 붙여본다.

허회경 / 난 묻어요

그때를 잃었다고 해도 난 묻어요

이 많은 사랑을 배워왔으니

그때를 마주한다 해도 난 묻어요

잠기는 생각은 늘 미련이니

언젠가 입을 스친 잔인한 말

꺼내어 보니 너무도 작구나

언젠가 우리 어땠나 조심스레 꺼내보니

너무도 아름답구나

우우- 돌아갈 필요 없는 좋은 꿈을 잠시 꿨구나

우우- 그날 위에 괜히 덧붙인 말 참 소용없구나

그날의 찬 바람이 조심스레 불어오니

너무도 찬란하구나

우우- 돌아가지 못하는 예쁜 꿈을 잠시 꿨구나

우우- 그날 위에 괜히 덧붙인 말 참 부질없구나

당신은 나의 어리석음을 꼭 기억해요

절대 잊지 말고 영영 미워하세요

그날의 틈 사이로 조심스레 걸어보니

너무도 아름답구나

우우- 돌아가지 못하는 예쁜 꿈을 잠시 꿨구나

우우- 그날 위에 괜히 덧붙인 말 참 소용없구나

그대를 미워하라 해도 난 묻어요

이 깊은 사랑을 얻어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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