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에는 연민과 사랑이 담겨 있는 듯하다
수고했다는 말은 명쾌하다. 일을 정확하게 마무리 지었으니 그 노고에 인사를 전한다 정도로 다가온다. 고생했다는 말은 좀 더 묵직하지만 할 만큼 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의 결론으로 와닿는다. 애썼다는 말은 어쩐지 애닯다. 일을 정확하게 마무리했는지 모르겠고 할 만큼 한 건지도 아리송하다. 다만 뭔가 고군분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애를 쓰긴 썼다만, 앞으로 더 애쓸 일이 남아 있을 것 같고 그게 괜히 애닯다. ‘수고했어’, ‘고생했다’가 가볍게 어깨를 토닥이는 모양이라면 ‘애썼다’는 어깨 위에 지그시 손을 대고 있는 모양이랄까. 그래서 애썼다는 말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그 지긋한 온기를 타고 마음으로 조용히 전달될 것 같은 확신을 갖게 된다. 애 많이 썼다,라고 누군가 말할 때 ‘애’에는 연민과 사랑이 담겨 있는 듯하다. 분명 마음을 더 보탰으리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애썼다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마음과 힘을 다하여 무엇을 이루려고 힘쓰다.
마음을 쓰고 힘을 쓰면 애를 쓰는 게 된다. 선뜻 마음을 쓰는 일도 어려운데 거기에 힘을 쏟기까지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혹 애쓰다의 ‘애’는 사랑애일까. 순우리말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절묘하지 않나. 애정을 품지 않고는 마음과 힘을 다할 수 없다. 요즘은 심심찮게 애쓰지 말란 말을 보게 된다. 애쓴다는 게 아마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바둥거린다는 인상을 주게 되어서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바둥거려 볼까 보다. 애쓰는 게 재밌는 사람이 될까 보다. 나는 더 애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 마음과 힘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