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에 무얼 담을까

따뜻한 밥 한끼를 나누는 마음

by pdcafe

새벽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물을 끓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일 커피를 끓였지요.

모카포트에 커피 가루 두 스푼을 넣고 커피향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게 눈 뜨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물 한 컵을 우선 마십니다.

끓인 물에 찬물을 섞어 미지근하게 한 뒤 한 컵 마시지요. 건강을 위해 시작한 아침 기상 후 습관입니다.

공복에 물 한 컵을 마시고 나면 나른했던 신체가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는 느낌이 들지요.

이제부터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는 겁니다.

새벽에 일어나 가벼운 산책을 하고 독서실에 가지요.

아침 출근 전까지 두세 시간 정도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요 며칠 사이에는 독서실에 가기 전 하는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난 다음 가벼운 아침 식사거리를 준비하지요.

오늘은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냉동실에 넣어둔 밥 두 공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뎁힌 다음 큰 대접에 넣고 비빕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을 쓰는데요. 미리 만들어 둔 파간장 두 스푼을 넣고 비비면 끝입니다.

파간장에 잘 섞인 밥을 한 숟갈씩 떠서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꼭꼭 눌러주며 주먹밥을 완성합니다.

그냥 쌀밥으로 주먹밥을 만들려면 한두 가지라도 양념이 들어가야 하지요.

미리 해 둔 영양밥으로 주먹밥을 만들면 파간장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요즘 영양밥을 지어 먹고 있는데요. 표고버섯과 당근을 넣고 짓는 영양밥입니다.

밥을 지을 때 표고버섯 다섯 개를 깨끗이 씻어 편으로 잘라 찬물에 담가둡니다.

그리고 당근 반 개 정도를 새끼손톱 크기로 잘게 잘라 표고버섯 편과 함께 쌀에 넣고 물을 재어 밥을 하지요. 버섯을 담가둔 물을 부어 밥을 하면 쌀로만 지은 밥보다 더 찰지고 버섯 향이 배어 밥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표고버섯과 당근이 든 영양밥으로 만든 주먹밥으로 아침을 해결하는거죠.

가족들 먹을 수 있게 접시에 담고 방울토마토도 씻어 한 접시 식탁에 올려 놓았습니다.


주먹밥1.jpg

의외로 주먹밥을 소재로 한 책들이 몇 권 있네요. '주먹밥' 이란 동화책이 있고,

'나, 주먹밥'이란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일본 동화책 '주먹밥이 데굴데굴'도 있네요.

주먹밥이 데굴데굴은 우리나라의 흥부놀부와 구조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착한 할아버지가 데굴데굴 굴러 가는 주먹밥을 따라 불당까지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불당에 앉아 있던 돌부처가 밤이 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며 할아버지를 불당 천장에 숨겨주지요.

밤이 이슥해지자 도깨비들이 나타나 불당 앞에서 잔치를 벌였고, 숨어있던 할아버지가 닭 울음소리를 내자

도깨비들이 모두 날이 샌 줄 알고 놀라 도망갑니다.

할아버지는 도깨비들이 놓고 간 비싼 비단옷을 한아름 챙겨 집으로 갔지요.

이 이야기를 들은 옆집의 욕심 많은 할아버지가 그대로 따라했다가 도깨비들에게 호되게 당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먹밥이 데굴데굴, 비룡소

동화책 '주먹밥'은 주먹밥을 마법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마법의 주먹밥 이야기에는 오징어 가족들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인 오빠 오징어가 마음을 듬뿍 담아 마법의 주먹밥을 만들어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이웃과 동물들에게도 나눠주면서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한다는 이야기네요.

주먹밥, 우주나무

주먹밥 이야기 하나 더 소개합니다. 주먹밥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나, 주먹밥'인데요.

사상 최초로 주먹밥이 주먹밥 집을 열었습니다. 메뉴는 단 한 가지, ‘주먹밥’이지요.

주인공인 주먹밥은 누군가의 배를 채우고 싶다는 꿈을 품었고

주먹밥 집을 열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눠주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갑니다.

나, 주먹밥 / 빨간콩

우리는 '따뜻한 밥 한 끼'를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따뜻한 밥 한 끼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요.

갓 지은 밥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꼭꼭 뭉치면 완성되는 주먹밥은

누구에게나 든든한 한 끼가 되어 줍니다.

주먹밥은 특히 다른 사람들, 이웃에게 나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지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점령으로 고립된 광주에서 시민들은 주먹밥을 만들어

서로 나눴습니다. 주먹밥은 이렇게 연대와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지요.

2020년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렘에 주먹밥이 들어간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제40주년_5.18_광주민중항쟁엠블렘_오월주먹밥.jpg 제40주년 5·18 민중항쟁 엠블럼 ‘오월 주먹밥’ (사진출처: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전체 형태를 원형 이미지로 만든 엠블럼은 주먹밥과 태양을 담았는데요.

5월 항쟁 당시 광주공동체가 실천했던 나눔의 가치인 주먹밥,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을 통해

5·18의 세계화를 형상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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