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농부들을 위한 영혼의 샐러드, 판자넬라

김문현 셰프의 레시피로 요리하다

by pdcafe


저는 요즘 판자넬라 샐러드를 가끔 만들어봅니다.

'박은선PD의 라디오살롱'에서 매주 금요일에 방송하는 '김문현 셰프의 미식살롱' 시간에서 소개한 요리인데요.

판자넬라는 빵을 뜻하는 Pane와 그릇을 가리키는 Zanella의 합성어입니다.

접시에 담은 빵 정도의 뜻이 되겠네요.

남은 빵과 그날 수확한 신선한 채소로 만든 식사였다고 합니다.

판자넬라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가난한 농부들이 남은 빵을 활용해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던 것에서 유래했는데요. 지금은 수많은 응용 메뉴가 나와 있지요.

간단하면서도 맛이 괜찮아서 입맛 없는 시기에 먹기 딱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날 김문현 셰프가 판자넬라를 대접받고 그 맛에 감명받아 셰프에게 따로 레시피를 확인했다는 레시피인데요.

제가 직접 만들어본 그대로 판자넬라 레시피를 널리 공개합니다.

재료는 먹다 남은 바게트와 오이, 양파, 샐러리, 방울토마토, 체리식초 등입니다.


판자넬라는 원래 토스카나 지역의 가난한 농부들이 먹다 남은 딱딱한 빵 덕분에 생긴 요리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식재료는 딱딱한 빵이겠지요. 마침 냉장고에 먹다 남은 바게트가 반 토막 있었습니다.

저희는 바게트를 살 때 자르지 않고 삽니다. 길죽한 크기 그대로 가져오지요.

바게트를 깍둑썰기하듯 큐브 형태로 잘라줍니다.

지난 번에 만들때 보니까 빵이 너무 잘게 부숴져서 이번에는 토스터기에 미리 구운 다음 잘라줬지요.

그 다음 자른 빵에 식초 세 숟가락과 물 세 숟가락을 부어 섞어줍니다. 빵이 부드러워지게 만드는 과정이지요.

그리고 오이를 빵 조각들과 비슷한 크기로 잘라주는데, 미리 채칼로 껍질을 벗져주는게 좋습니다.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서지요. 그리고 양파를 잘라서 물에 담가뒀습니다.

김문현 셰프는 적양파를 사용하라고 했는데, 냉장고에 있는 양파를 사용했지요.

양파의 매운 맛을 가시게 해주려고 물에 담가뒀습니다.

나중에 보니 양파를 굳이 큐브로 자를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채로 썰어서 물에 담가두면 매운 맛도 더 빨리 없앨 수 있고 드실 때 식감도 한결 부드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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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샐러리를 준비합니다.

샐러리 껍질을 채칼로 벗겨준 다음 큐브로 자릅니다. 그 다음 끓는 물에 30초에서 1분 정도 데칩니다.

데친 샐러리를 꺼내 채에 받쳐서 물기를 빼주고, 방울토마토를 준비합니다.

방울토마토는 그림처럼 절반으로 잘라서 준비해주시는게 좋겠지요.

오이와 샐러리, 양파를 볼에 넣고 섞은 다음 식초 한 숟갈과 물 한 숟갈을 넣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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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는 세계적인 학자로 경제학계의 석학입니다.

그 분이 쓴 책 가운데 경제학 레시피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며

실제 요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경제학 이야기를 덤으로 전해줍니다.

머릿말에서 마늘 이야기를 다루고, 도토리, 오크라, 코코넛, 멸치와 새우, 국수, 당근, 소고기와 바나나,

코카콜라, 호밀, 닭고기, 고추, 라임과 향신료, 딸기, 초콜릿 이렇게 18개의 주제로 대중들이 경제학을 쉽게 이해하도록 작가 스스로 자신의 눈높이를 낮춰서 쓴 책이지요.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높은 수준의 요리 이야기와 함께 경제학 지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학 레시피를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장하준 교수는 토마토에 대해서 따로 주제로 잡지는 않았지만 토마토를 따로 언급한 대목이 있어 소개합니다.


'대부분의 음식 문화권에서 토마토는 달지 않은 음식을 만드는 재료로 분류되지만,

내가 어릴 적 한국에서는 토마토를 디저트까지는 아니라도 단 음식에 가깝게 생각했다.

과일처럼 먹었고, 충분히 달지 않으면 설탕을 뿌려 먹었다.

나이 드신 분들은 토마토를 '일년감'이라고 불렀다.

감처럼 생겼지만 다년생 나무 열매인 감과는 달리 토마토는 1년생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토마토를 당연히 짭짤한 음식의 재료로 분류하는 영국에서 몇 년을 산 후에도

1991년 개봉한 걸작 미국 영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라는 제목을 처음 듣고는 여전히 움찔했다.'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토마토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갑니다. 어쩌면 양념 같은 식재료인 셈이지요.

저도 날이 갈수록 토마토를 점점 많이 사용하면서 토마토의 존재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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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부드러워진 것을 확인하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판자넬라를 만들 시간입니다.

다 섞어주면 되는데요. 오이와 양파, 샐러리에 방울토마토를 넣고, 부드러워진 빵까지 넣어준 다음

잘 섞어줍니다. 빵이 부스러지지 않게 잘 섞어주셔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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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큰 숟가락을 볼의 바닥에 넣어 조심스럽게 뒤적이며 섞어줬습니다.

그리고 잘 섞인 느낌이 들면 판자넬라 요리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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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그릇에 담으니 그럴듯해 보입니다.

새벽 독서실에 갈 때 작은 그릇에 한 국자 담아서 가져가면 아침 식사로도 훌륭합니다.

판자넬라,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잘 드시고 건강하게 여름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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