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갔다

by 정소민

하루가 금방 갔다.

일주일이 금방 갔다.

벌써 금요일이다.

뭘 하며 보냈기에

이렇게 시간을 보내버린 걸까?


누군가는 그러더라..

너무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이 금방 간다고..


또 누군가는 의문을 품었다.

정신없이 보내다보면

시간이 금방 가는 게 아니냐고?

할 일이 없다면 시간은 더디 간다며..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할 일이 없으면 시간은 더디 간다고..


하지만... 할 일이 없으면

더 금방 간다는 걸 깨달았다.


할 일이 없을 땐

그 순간의 시간은 정말 가지 않는다.

가만히 있을 때

1분이 길다고 느끼는 것처럼..


하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아무 할 일이 없어 기억하는 시간도 없다.


월요일은 뭘 했더라?

화요일은?

수요일은 어땠는데?


별 다른 일 없이 그냥 TV를 보거나

시간을 떼웠다면..

그 시간은 그냥 잊힌 시간이 돼 버린다.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시간들이 쌓이고 나면..

10년 뒤에는... 순간의 기억도 나지 않을 듯.


아마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은

송두리째 도둑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도둑맞은 시간들이 더더욱 많다면..

그만큼 시간도 빨리 간다고 느끼겠지.


찬찬히 지난 시간을 돌이켜본다.

나에겐 어떤 의미 있는 일이 있었는지...

10년이 지나도 이 시간을 기억할 만한

시간들이 있었는지...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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