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서 느끼는 단상
파란 하늘이 보인다.
좀 과장을 하자면,
구름이 흘러가는 것도 보인다.
일주일에 한 번 안양천을 달린다.
5km...
매번 같은 코스를 돌다보니...
익숙한 풍경이면서도 지겨운 느낌도 든다.
저 앞에 보이는 다리만 건너면..
오던 길이 아니라 원형의 형태로..
한 바퀴를 쭉 돌 수 있는데...
그 다리를 코앞에 두고..
2.5km 지점에서 방향을 돌려..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늘...
가보고 싶다.
다리를 건너..
오던 길이 아니라 저쪽으로 돌아서...
하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
걸어가면 충분히 가볼 수 있는 거리지만..
뛰어서는 가는 게 쉽지 않다.
평소 경험으로 안다.
5km 막바지에 가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선뜻 5km 넘어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가야겠다. 뛰어서..
걷기에는 충분한 곳이니..
걷는다는 마음으로 속도를 줄였다.
편안하다.
평소엔 1km 조금 넘으면
힘들기 시작하는데,
계속 가도 괜찮다.
천천히 가다보니
하늘이 보이고 풍경이 보인다.
새순이 나 파릇파릇한 나무들도
눈에 들어온다.
달리기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뛰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라는데..
이제 나도 알겠다.
사실.. 이전까진 나는 달리면서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뛰는 것이 힘들어 주변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보인다.
속도를 보니 겨우 1km/h정도 늦다.
보통은 8km/h 언저리였는데...
오늘은 7.3~5/h이다.
1km/h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전혀 딴 세상을 본다.
그리고, 드디어 마의 구간..
다리도 건넜다.
아직 뛸 수 있는 힘은 충분하다.
끝까지 걷지 않고, 뛰어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5km가 조금 넘은 5.89km.
누가 시속 8km로 뛰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나는 지금까지 힘들어하며 뛰었을까?
속도를 조금만 늦추면..
덜 힘들면서
더 많은 것들을 보며..
더 멀리 갈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