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글쓰기 강의가 끝나는 날...
한 수강생이
‘글을 왜 쓰는지 모르겠다며 질문을 했다’
헉... 이제까지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의 강의를 들었던 게 아니었던가?
첫 시간도 아니고, 마지막 시간에...
마치 첫 시간처럼 질문을 하다니..
당황스러운 건 둘째치고,
우선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했다.
뭐라고 하지?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뭘까?
즉흥적으로 어떻게 해서든 모면해야겠기에...
'삶을 좀 더 잘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곤 그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난 글을 쓰고 난 뒤엔 뭐가 좋을까?
시간에 쫓기지 않고 곰곰이 생각해봐도
'글은 해석의 도구!!'
이 말이 나에겐 정답인 것 같다.
지금껏 글이라고 해봐야..
방송을 위한 글, 실용적인 글을 쓰는 데 불과했다.
이걸로는 글을 썼다고 할 수 없겠지..
하지만... 유방암을 얻고,
이 특별한 경험을 그냥 과거로 묻어둘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술과 항암, 방사선치료와 함께..
몸의 변화를 써 가기 시작했고,
그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드는 마음을 표현해보려고 했다.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을 땐..
주변을 돌아보며 느꼈던 마음을 옮겼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나니 주변을 보던 나의 마음이
달라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그렇게 4년 가까이 매일 글을 쓰다보니..
희미하게 보이던 것들이 좀 더 명확해졌다.
아니.. 마음을 글로 옮기기 위해선..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이 있기 때문에,
언어의 한계가 있다는 걸 알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명확해지고, 나름의 해석을 붙여야 한다는..
글을 쓰다 보니 명확해지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무슨 감정인지 모른 채 지나갔던 것들이..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다.
나에게 글을 쓰는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희미한 것들이 선명해지고,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지나칠 법한 사소한 것들이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