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사는 법

by 정소민

아예 경험하지 못한 건..

그것에 대한 동경도, 상실감도 없다?


사람들의 보통 행복조건이 있다.

신체건강하고 그 속에서 활기를 찾는 것.

그런데... 그 자체를 아예 모르고 산다면..

행복하지 않은 걸까?


한 친구가 있다.

척추측만증으로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진통제를 달고 산다.

손으로 숟가락조차 들 수 없는 고통이 올 때는

완화 주사를 종종 맞는다.


그 친구가 혼자 산다.

부모님이 계시지만,

도움을 받을만한 처지가 되지 못해 홀로 나와 산다.


내가 물었다.

‘혼자 사는데 그렇게 심하게 고통스러우면..

힘들고, 외롭고, 우울하지 않냐’고


그 친구도

어느 날 창문을 통해 바깥풍경을 보면서 생각해본 적이 있단다.

‘왜 나는 우울증에 걸리진 않을까?’


생각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한 번도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었기에,

신체 건강한 것도,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는 것도 경험하지 못했기에...

지금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모른다는 것.


그랬다.

지금이야 자신이 척추측만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릴 때는 원인모를 이유 때문에.. 늘 힘들었다고 한다.

진통제는 기본이고, 몸이 힘들어 결석하는 날이 많았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여겨서..

그저 몸이 약한 아이라고 생각했단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진통제를 먹었던 그 친구는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게 먹는 줄 알았단다.

마치 영양제나 비타민처럼..


한번도 몸의 가벼움을 느껴보지 못한 친구,

한번도 상쾌한 기분을 느껴보지 못한 친구.

그 이야기를 듣고 안쓰러웠다.

아니, 대견했다.


사실.. 몸이 가볍다거나 상쾌하다는 기분은..

극히 주관적인 느낌이 아닌가.

병으로 힘들어하는 타인을 보면서..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주관적.

그 당사자는 나름대로 행복의 길을 찾으며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은 보내고 있다.


그 친구 역시..

부모님과 떨어져 살 수 있어서 너무 마음이 가볍고,

또,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시간이 있어 더없이 즐겁다고 했다.


그 친구는 비록..

남들이 말하는 건강한 신체..

그 건강한 신체가 주는 긍정적인 마음과 활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고통의 정도가 어제보단 낫고, 숟가락을 들 힘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긍정적 마음과 활기를 가질 수 있다.


그 친구를 보면서..

보편적 기준이라는 게 얼마나 허상인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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