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친다?

by 정소민

어제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재밌는(?)는 얘기를 했다.


“하느님이 친다”


재밌다는 표현이

전능한 하느님이 ‘친다’는 그 표현 때문이지,

재밌다고 하기엔 뭔가 좀 불손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말이 나온 배경은 이렇다.


최근 친구로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적어놓은 편지를 받았고,

또다른 친구에겐 종교를 믿으라는 말을 들었다.


성당을 다니는 오빠는

신이 있다는 걸 믿는다고 했고,

요즘 자주 가는 카페는 52(오병이어)로

주인이 절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동안

주변에 종교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들이 종교인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별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종교적인 일을 자주 마주한다.


어제 이런 말을 했더니

그 친구는 자기도 비슷한 일이 있어 언니에게 말했더니

그 언니 왈..


“하느님이 그렇게 너에게 손을 내미는데

그걸 뿌리치면 하느님이 친다”

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유방암 내력이나

최근 일어난 일들,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하느님이 나를 친’ 걸까?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잠깐 영화를 보는데..

첫 머리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세상에는 두 사람이 있다.

기적이 없다고 믿는 사람과

기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람으로..."


정말 기적이라는 게 있을까?

난 그동안 기적이라는 그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기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일수도..


유방암이 걸렸을 때 종교를 믿으라는 얘길 참 많이 들었다.

그들에게 내가 한 말은..


"그동안 안 믿다가 지금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믿는다는 게 좀 이기적이고, 염치없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했다.


만약 지금이라도 믿는다면..

하느님이 더 이상 치지 않을까?


사실.. 요즘 종교에 관심이 가긴 하다.

막연한 외로움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고,

뭔가 든든한 지지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느님이 지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니..

그래서, 든든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으니...

나도 믿어볼까 싶다.


하느님이 더 이상 나를 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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