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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Jul 09. 2023

강진군 관광

- 6월 징검다리 휴일에

지난주 난생처음 징검다리 연휴에 휴가를 내고 남도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천리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장흥으로 귀촌한 친구를 방문할까 했지만, 친구 사정으로 방문이 어려워져 내친김에 오랫동안 벼르던 강진군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다산(茶山) 정약용과 자연(自然)이었다. 때마침 ‘전라남도 방문의 해’ 행사로 숙박비 지원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 혜택을 받아 다녀올 수 있었다.          

첫날 처음 방문했던 곳은 혜장스님의 배려로 다산이 머물렀다는 고성사의 보은산방(걸어 올라가는 길의 ‘수국길’은 절경이지만 수국은 아직 덜 피었다. 이번 달 말부터 시작되는 수국축제 기간에는 ‘대단할 것’ 같은 느낌이다. 입구의 V랜드펜션 주위의 보은산 테마공원 정원과 연꽃연못, 온실 등도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유물은 고성사 경내에서 공사 중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이국적인 모습의 고성사 청동보살상으로 “이국적인 얼굴에 우아하게 미소를 띤 아름다운 표정과 더불어 자유롭고 편안한 윤왕좌의 좌세를 취하고 있다. 윤왕좌를 취한 고려시대 불상으로는 현재 국내에는 10여 구가 전하는데, 그중에서 이 조각상이 총 높이 51㎝로 가장 규모도 크고 조형적 완성도 높다. 특히 천의 자락은 불상의 신체와 분리되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수준 높고 숙련된 주조기술을 보여준다. 또한 천의 자락을 겹쳐서 살며시 손바닥으로 짚고 있는 모습과 엄지발가락을 살짝 세워 미묘한 긴장감과 생동감을 부여한 세부 표현 등에서 고려 후기 불상조각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3월 20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2014년 12월 31일에 보물로 승격되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의 평가를 받는 보살상으로 마주할 수 있다.) 다른 분들도 가능하면 찬찬히 풍광을 감사하면서 걸어 올라가 보길 권한다.      

첫날 두 번째 방문지는 영랑생가-시문학파기념관-세계모란공원이다. 다산과는 큰 관련이 없는 근대유적이고 공원이지만 강진군이 영랑 김윤식과 그의 시에 얼마나 자긍심을 갖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영랑의 생가는 잘 복원되어 있고 시간 맞춰 가면 문화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영랑생가와 이어져 있는 4계절 모란을 볼 수 있다는 모란공원에는 모란이 거의 다 져서 모란꽃은 정작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조형물과 오래된 모란 나무와 폭포와 수국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어 즐거움을 주었다. 영랑생가 입구의 시문학파기념관도 들러볼 만하다.)      

첫날 세 번째 방문한 곳은 사의재(四宜齋) 저잣거리다. 다산이 처음 유배 내려와 머물렀다는 주막집과 입구인 청조루, 그리고 그 주변의 옛날 객사 등을 복원하여 한옥체험숙박과 식당 등을 꾸며 놓았다. 주말마다 몇 가지 전통 놀이와 활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와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강진군민으로 이루어진 배우가 열연하는 다산 유배 당시를 무대로 한 연극으로 무대 수준을 떠나 진한 감동이 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보는 것도 좋겠다. 오전은 11시 30분에 공연이 시작한다. 공연 전에는 온갖 포즈를 취해 주고 직접 사진을 찍어주는 배우들의 서비스가 대단하다. 입구에서 파는 몇 가지 음료들은 더위를 식히는데도 좋았지만 마침 출출한 배를 달래기도 좋았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곳이다. 사의재는 이곳 주막집(동문매반가)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골방 하나를 거처로 삼은 다산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교육과 학문연구에 헌신키로 다짐하면서 붙인 이름으로 '네 가지를 올바로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산은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 이 네 가지를 바로 하도록 자신을 경계한다. '생각을 더욱 맑게, 용모를 더욱 단정히, 말(언어)을 더욱 적게, 행동을 더욱 무겁게' 할 것을 스스로 주문하였다. 사의재는 창조와 희망의 공간이다. 사려 깊은 주막 할머니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 하는가? 제자라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자신 스스로 편찬한 「아학편」을 주 교재로 교육을 베풀고,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을 이곳에서 집필하였다. 다산은 주막 할머니와 그 외동딸의 보살핌을 받으며 1801년 겨울부터 1805년 겨울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강진군은 오랜 고증을 거쳐 동문 안쪽 우물가 주막터를 원형 그대로 2007년에 복원하였다. 현재는 동문매반가(주막)와 한옥체험관을 운영 중에 있다.(강진군청))     

공연 후에는 강진의 명물 짱뚱어탕을 먹고, 시내 구경을 좀 더 하면서 쉬다가 첫날 네 번째 방문지 강진만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의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큰 자연의 감동을 받았다. 초여름의 갈대밭에서, 뻘 속의 많은 생명과 새와 바람과 그리고 조형물과 쉼터가 주는 안온함과 평온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갯벌이 강진군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실감했다. 너른 갯벌이야 말로 자연의 다양성이 숨어 있는 보고임에 틀림이 없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방문지는 백련사(白蓮寺)와 해월루(海月樓), 다산박물관, 다산초당(茶山草堂)이었다. 백련사에서는 문화해설사 분께서 상세한 설명을 해 주셔서 도움이 되었고,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과 세 그루의 목백일홍(배롱나무), 한 그루의 모과나무도 좋았고, 백련사 사적비의 감동과 원구형 부도도 감동이었다. 다산초당 가는 길에 언덕 위에 있는 해월루와 풍광도 좋았다. 대나무 숲길(차로 되돌아올 생각에 1/3쯤 밖에 다는 못 갔지만 차를 몰아 반대편으로 가서 방문했다)은 못 봤지만, 목민심서 등 다산 선생이 쓴 책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다산박물관과 다산초당, 그리고 입구의 굴송당(문 앞에서만 봤어요) 등을 보고 황홀한 마음으로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튿날은 호텔 조식 전 일찍 첫 번째 방문지를 방문했다. 월출산 밑에 있는 폐사지 월남사(月南寺)다. 이제 한창 복원하고 있는 곳이지만 수백 년을 버텨온 모전석탑(월남사지 삼층석탑, 보물 298호)과 진각국사비(보물 303호)도 감동이었고 월출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탑의 모습, 그 자체로 큰 감동을 주었다. 두 번째 방문지는 새벽의 차밭, 월출산과 어우러진 차밭도 독특한 풍광을 자아내며 특히 아내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이튿날 세 번째 방문지는 다산이 다녀갔고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서 극찬을 했다는 백운동 원림이다. (조선중기 처사 이담로(聃老, 1627~1701)가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영(造營)한 원림으로, 자연과 인공이 적절히 배합된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을 이루며 우리 전통 원림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별서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현재 건물은 다산 선생이 1812년 이곳을 다녀간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백운동 원림의 12 승경을 노래한 시문을 남겼는데 이를 근거로 호남의 유서 깊은 전통별서의 모습을 재현하게 되었다. 백운동 계곡은 강진향토문화유산 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세연정 등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일컬으며 조선중기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강진군청) 이른 아침, 안개가 살짝 있는 날에 고요함으로 맞이하는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정말 큰 감동을 준다. 새들이 더 앞서 알려준다.     

호텔에 돌아와서 아침을 먹고 나서, 최근에 서부해당화와 철쭉으로 유명해진 남미륵사와 강진만 한가운데 있는 강진군 유일의 유인도인 가우도(駕牛島)를 방문하여 하이킹 겸해서 섬 일주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청자다리를 통해서 가우도에 들어가면 모노레일로 섬 중앙의 꼭대기에 있는 청자모양의 전망대를 보고 집라인을 통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지만 섬을 일주하면서 여유로움을 느끼고 커피를 마시면서 황가오리빵을 먹어 볼 수 없어 걸어서 섬을 돌았다)     

마침 월요일이라서 고려청자박물관을 비롯한 박물관이 휴무인 관계로 청자 순례는 다음으로 미루고 간단한 특산물만 사서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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