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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Sep 02. 2023

남강댐 이야기

     

1.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     


한반도에 우리 조상들이 터를 잡고 나서부터 자연과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해의 거친 풍랑을 회피하기 위하여 안면도는 곶에서 섬이 되었고 전국에 수많은 연못과 저수지, 호수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강에 속하는 낙동강은 매년 큰 홍수로 고통을 겪었는데 조선 시대로 내려오면서 산의 벌목으로 인해 토사가 같이 내려오면서 강바닥(하상)이 강 주변보다도 높아진 까닭에 그 피해가 더 커졌다. 낙동강의 삼각주는 그러한 여파로 발달된 지형이다.      


그런데 낙동강의 홍수는 본류보다도 남강에 의한 영향이 상당했다고 한다. 남쪽에서 태평양과 동중국해의 습기를 가득 머금은 구름은 남쪽의 지리산과 북쪽의 덕유산에 부딪혀 비를 쏟아내는데 그 물은 대부분은 남강으로 쏟아져 내린다.(낙동강계에서 남덕유산으로 내리는 물의 일부는 합천으로 흐르는 황강으로 흘러간다)     

이 물은 진주 위 현재 남강댐 바로 윗부분에서 합류하여 흐른다. 그 말은 진주 이후부터는 늘 홍수에 시달리게 된다는 말이다. 비록 홍수가 지나고 나면 상류에서 내려온 비옥한 퇴적물이 쌓이기는 하지만 그 홍수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남강은 진주뿐만 아니라 의령 함안을 지나 남지에서 낙동강과 합류되고 나서도 부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도 남강댐에서 홍수 경보가 오면 본류 쪽으로는 초당 350톤 정도(최대 1,000톤) 흘려보내지만 사천 쪽으로는 그 4배가 넘는 1600톤(최대 6,000톤) 정도를 흘려보낸다. 만일 이 많은 물을 본류 쪽으로 흘려보낸다면 진주는 물론 하류에 속하는 많은 지역이 침수되고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볼 때 남강댐의 건설은 진주 지역뿐만 아니라 남강과 낙동강 하류 지역 홍수 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평시에는 맑은 물을 진주를 비롯한 사천, 함안, 의령 등 경남 서부지역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생각은 그전에서부터 여러 사람이 했었나 보다. 조선실록에 보면 18세기말인 정조 때 ‘장재곤’이라는 분이 이러한 내용의 상소를 했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 기술이나 재정으로는 실행이 어려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일제 때인 1920년대에 낙동강 개수계획의 일환으로 남강댐의 지점이 선정되고 1930년대에 개수공사를 시작하였으나 1936년에 사천만 방수로 공사를 시작하였을 뿐 2차 세계대전의 격화와 일본의 패배로 진행하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해방 후 우리 정부에 의해 1949년에 2차 착공하였으나 625로 다시 중단되고, 1962년 박정희 정부에 의해 3차 착공되어 1969년 10월 7일에야 1차 준공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이다.     


그러나 기존 댐의 크기에 문제가 있어 1987년~1989년에 보강댐에 대한 타당성 조사, 실시 설계를 거쳐 1992년 증설 공사가 시작되어 1998년에 상업발전을 시작하였고, 1999년에 댐의 높이를 올려 저수용량을 늘리는 공사를 완료하였으며, 2003년 12월 30일에야 보강사업이 모두 완료되었다.      


2016년부터는 발전 설비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여 완료하였으며, 2020년 현재 9,000kW 발전기 2기를 갖고 있다.     



이 댐이 건설되고 제방 둑이 완성됨으로써 남강 하류의 많은 지역이 수재 지역에서 옥토로 바뀌게 되어 농업생산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댐의 길이가 긴 댐이다.     


남강댐은 평지에 건설된 까닭에 높이는 34m로 높지 않지만 길이는 1,126m으로 소양강댐 540m의 2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이가 긴 댐이다. 북한에 있는 댐으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압록강 수풍댐의 길이(900.1m)보다도 더 길다. 댐 길이를 보기 위해서는 댐 좌측의 물문화관이나 댐의 하류 쪽의 남쪽에 있는 칠봉산에 오르면 전경을 잘 볼 수 있다.      


댐 위에는 인공호수인 진양호가 있고 댐의 좌측 언덕에는 노을공원과 물문화관이 있고 우측 언덕에는 진양호공원, 진주시 전통예술회관,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진양호동물원, 소싸움장 등이 있다. 특히 맨 위에는 호반전망대가 있고 365 계단 밑에는 진주가 낳은 가수 남인수 노래비가 있다.     


진양호에서 보면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 환희샘에서 발원하여 흘러 내려온 1년 내내 1 급수를 유지하는 덕천강이, 우측으로는 남덕유산 봉황봉의 참샘에서 발원한 남강(일명 경호강)이 합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합류하는 지역인 수몰된 귀곡동(까꼬실)으로 유일한 진입로가 현재 댐이 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산을 넘어가거나 배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섬으로 부른다. 진주에 터를 잡고 살던 해주 정씨 등의 유서 깊은 동네였다. 그 귀곡동으로 내려오는 산맥이 웅석지맥으로, 웅석지맥(熊石枝脈)은 백두대간이 지리산 천왕봉(1915m)에서 맺힌 뒤 그 기운이 북쪽으로 분기해서 중봉, 하봉, 쑥밭재를 지나 1315m봉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동진하여 왕등재, 밤머리재를 지나며 다시 웅석봉(1099.3m)에서 남쪽으로 돌아 백운산(515m)과 석당산(291.2m), 아미랑재, 제마재, 황학산(233m)을 지나 진주시 귀곡동 진양호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54.5km 산줄기이다. 마지막 산이 황학산(황금두루미뫼)인데 그곳 정자에서의 정취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언젠가 진양호 전망대에서 우리나라 최장 길이의 현수교가 세워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앞서 얘기한 웅석지맥의 서쪽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덕천강이고 북쪽을 거쳐 동쪽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임천강으로 임천이라고도 부르며,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에서 발원하여 지리산 북부의 물을 전부 받아들이며 흐르면서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 유림면을 지나 산청군 생초면에서 남강과 합류한다.     



이 두 개의 강줄기가 합쳐지는 곳에 만들어진 남강은 평지에 세워진 탓에 길이가 길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본댐(진주시)과 제수문(방수문, 사천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산맥을 끊어내고 수계의 유역을 바꿔 공사한 최초의 댐이다.     



앞서 얘기한 대로 남강댐은 홍수기에 물을 가둬 두었다가 갈수기에 물을 공급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댐이 아니다. 장마철에 계곡에 내리는 집중호우 시에 급격하는 불어나는 물을 낙동강 수계에서 분리하여 사천만 바다로 빼돌리기 위한 댐이다. 따라서 평시에 방류하면서 발전하는 본댐과 장마철에 불어나는 물을 빼내기 위한 제수문이 분리되어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이와 같은 구조는 경사가 완만한 물을 경사가 급한 지역으로 옮겨 발전하는 유역 변경식 댐이 일반적이다. 섬진강댐과 같이 경사가 완만한 섬진강계에서 도수로 터널을 뚫어 낙차가 큰 동진강 유역으로 변경하여 발전도 하고 부족한 수자원도 활용하는 구조이다. 우리나라에는 섬진강수력발전소와 강릉수력발전소 등이 있다. 그러나 남강댐은 남쪽으로 가로막혀 있는 산맥을 끊어내고 물길을 내어 원래 작은 하천이었던 가화천으로 물을 방류하여 바다로 흘러들어 가게 하였다.      



이 공사는 박정희 정부에 의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공사에서 국내 최대의 공룡 유적지가 발견되었다. 또한 공룡화석 이외에도 많은 백악기 화석이 발견되어 천연기념물 제390호로 지정되었다. 정식명칭은 진주 유수리 백악기화석 산지(晋州 柳樹里 白堊紀化石 産地)다. 지정일은 1997년 12월 30일이다.     



진주 유수리의 백악기 고환경과 공룡화석산지는 진주 남강댐 공사 중 가화천 강바닥의 경상 누층군 하산동층에서 발굴되었으며, 약 1억 년 전 물과 바람 등에 의해 돌이 쌓이면서 넓이 150m, 길이 2km에 걸쳐 하산동층에 드러난 화석산지에서는 지골화석과 발가락 뼈, 좌골화석 등 100여 점에 달하는 공룡뼈가 발견되었다. 또한 오래된 토양층이나 나무그루터기 화석, 화석 숯, 각종 과거 생물의 생활흔적화석 등 다양한 화석들도 발견되었다. 진주 유수리 공룡화석산지는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공룡뼈 화석조각이 발견된 곳으로 공룡의 서식환경과 화석화 과정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이다.     



지층은 제1공룡화석층과 제2공룡화석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골종류의 공룡 뼈화석조각, 용각류 공룡의 상완골로 추정되는 지골화석과 발가락화석, 타원체의 골하석편들이 발굴되었고, 두개골화석, 좌골화석, 경추늑골화석, 지골화석편, 기타 골화석편 등 용각류 공룡의 것들과 함께 나무그루터기 화석, 화석 숯 등의 백악기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진주 유수리 가화천 일원의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경상누층군 신동층군 하산동층의 상부에 해당되는 퇴적층으로 퇴적층이 폭 150m, 길이 2㎞에 달하는 하상을 따라 대규모로 노출되어 있어 퇴적환경을 연구하는데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들이 발달되어 있는 자연사 유적지이다.     



이 발굴을 시작으로 진주 가진리 새발자국과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제395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제534호), 진주 예상리 정촌 육식공룡발자국 화석산지(제566호) 등 4개의 공룡 관련 유적을 보유하여 전국 최대의 천연기념물 보유도시가 되었다.(공룡 엑스포로 유명한 경남 고성군은 공룡 유적지 1개를 포함하여 2개 보유)     



참고로 물길을 내기 위해 끊어낸 산맥은 낙남정맥(洛南正脈)이다. 우리 조상들은 한반도의 산줄기를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보았다. 물은 산을 돌아가기 때문에 물의 유역을 구분하는 이들 맥은 10대 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분수산맥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 대부분의 산맥 이름이 강 이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낙남정맥은 낙동강 남쪽에 위치한 정맥이다. 이 정맥은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이 끝나는 지리산(智異山)의 영신봉(靈神峰)에서 동남쪽으로 흘러, 북쪽으로 남강의 진주와 남쪽의 하동·사천 사이로 이어지며, 동쪽으로 마산·창원 등지의 높이 300∼800m의 높고 낮은 산으로 연결되어 김해의 분성산(盆城山, 360m)에서 끝난다.     



서쪽에서는 섬진강 하류와 남강 상류를 가르고, 동쪽에서는 낙동강 남쪽의 분수령 산맥이 된다. 연결되는 주요 산은 옥녀산(玉女山, 614m)·천금산(千金山)·무량산(無量山, 579m)·여항산(餘航山, 744m)·광로산(匡盧山, 720m)·구룡산(九龍山, 434m)·불모산(佛母山, 802m) 등이며, 그 길이는 약 200㎞이다.      



이 산길이 끊김으로써 진주의 남쪽은 경남 남부와 함께 멀리 부산의 낙동강 하구언까지 거대한 섬이 되었다. 김포 운하로 김포가 섬이 된 것과 유사하다. 현재도 백두대간과 13개의 정맥을 모두 답사하려는 등산 마니아들이 이 댐의 하부를 지나면서 정맥이 끊어진 점을 아쉬워한다. 언젠가 댐 하부에 거대한 다리를 세워 낙남정맥 잇기 행사를 하고 정맥이 이어져 많은 동물들이 지나가게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무튼 서부경남지역은 남강댐의 건설과 진양호가 생겨서 홍수 걱정과 가뭄 걱정, 식수 걱정을 덜게 되었으며, 그 영향은 멀리 부산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진주시 남강댐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다.

1. 우리나라에서 최초 건설된 다목적 댐이다.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댐의 길이가 긴 댐이다.(소양강댐의 2배, 수풍댐보다도 길다)

3.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본 댐(진주시)과 제수문(방수문, 사천시)으로 구성되어 있다.

4. 주요 산맥을 끊어내고 수계의 유역을 바꿔 공사한 최초의 댐으로 많은 공룡 유적이 발굴되었다.

5. 1년 내내 1 급수가 공급되고 홍수와 가뭄 걱정이 없다.


참고문헌

1. 위키백과, 나무위키

2. 진주시 문화유산 홈페이지, 문화재청 홈페이지

3. K워터 홈페이지

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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