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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Feb 11. 2023

관상보다 좋은 것이 있다는데

- 관상이 좋은 아이들을 보고


요즘 우리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을 보면 대체로 얼굴이 반듯하고 잘 생겼다. 우리 아파트만 그런가 하고 다른 곳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을 자세히 보면 다른 곳에 사는 어린이들도 대체로 잘 생겼다. 기분이 좋다. 우리의 미래가 밝아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것이 있었다. 당나라 시대부터 적용되었다는 이 기준은 주로 관리들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몸은 반듯하고 단정해야 하고, 말이 조리가 있고 정직해야 하며, 글씨도 바르고 어울리게 써야 하며, 사리를 분별하는 판단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중의 첫째가 몸이니 몸이 단정하고 반듯하다는 것은 기본이 갖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세대들이 반듯한 몸을 가졌다는 것은 좋은 자질을 타고났다는 뜻이 된다. 참으로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없다.


과거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거칠고 우락부락하고, 투박하게 생긴 친구들이 참 많았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수준이다. 그래도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잘 참고 견디며 열심히 살아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 어느 면에서 보면 그 당시의 험하고(?) 배고픈 세상을 사는 데는 그러한 모습이 더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대에 맞는 얼굴로 거친 세상과 맞섰는지도 모른다. 우리 세대에 대한 그런 이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지도층 인사나 관리들은 외모부터 ‘반듯하고 단정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질 못했다. 그런데 그런 ‘외모 지상주의’의 착각을 단숨에 부숴버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내가 가끔 강의에도 가끔 써먹는 사람, 알리바바의 ‘마윈’이다. 사실 중국의 창업 붐은 마윈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이전에 중국에서 성공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출신성분을 갖고 있다. 본가는 물론 처가, 외가의 출신성분(부모 세대가 돈 많은 지주나 공산당원이 아니다)이 좋은 것이 아니고, 머리가 유달리 좋아 유명 일류대학에 진학한 것도 아니며, 돈 많은 친구들을 사귄 것도 아니다. 특히 ‘외모가 남에게 호감을 주는 호남형이 아니다.’ 그런데 그는 시대를 반영한 배려심 하나로 그 큰 사업을 일구어냈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우상이 되었다.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인터넷이 향후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알리바바를 창업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많은 기업을 세상과 연결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서 ‘마윈 어록’이 중국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예전에 우리나라의 유명한 관상가가 있었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그가 관상의 이론을 모두 섭렵한 다음에 두상을 공부하기 위해 육이오 전쟁 후 이발소에 취업해서 머리 감겨주는 일을 했다고 한다.(예전에는 이발소에 이발하는 사람과 면도하는 사람 외에도 머리를 감겨주고 말려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그리고 체상을 공부하기 위해 때밀이로, 골상을 연구하기 위해 화장장의 인부로 오랫동안 일을 했다고 한다. 그와 같이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후에 결론적으로 남긴 말씀이 만상불여심상(萬相不如心相)이라고 한다. 부귀 빈천을 나타내는 것은 관상(얼굴 모습), 골상(뼈의 모습, 뼈가 틀어지면 온갖 병이 생긴다)과 수상(手相, 손금), 족상(足相, 발의 모습) 등 만 가지 형상이나 되지만 그 어떤 것도 마음상(마음 씀씀이)만 못하다는 것이다. 즉, 관상이나 골상이나 두상, 수상, 골상 등 여러 가지 상들이 각기 사람의 특성을 얘기하고 미래를 나타낸다고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마음상(마음 씀씀이)의 효과만 못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우리네 옛날 역사나 혹은 민담으로 내려오는 많은 이야기 속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람의 부귀를 어느 정도 나타내는 요소는 외모(인상)에 의하기는 하지만 그 인상을 만드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므로, 그 마음을 선량하게 사용하면 빈천할 상이라도 도리어 복을 받아 부귀할 수 있고, 그 마음이 불량하면 부귀할 상이라도 반대로 주위로부터 벌을 받아 빈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마윈은 ‘선한 의도’를 가지고 성공한 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좋은 외모를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들을 그들답게 자랄 수 있도록, 심상을 잘 갖도록 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그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자라날 미래가 기대된다. 부디 무럭무럭 자라서 편협되고 옹졸하고 자아도취적인 세상을, 보다 넓고, 밝고, 진취적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 줄 그때를 기대한다.


 아래 사진은 우리나라 마지막 표범 서식지 표지석(경남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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