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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재덕후 공PD May 20. 2020

바보단체의_혐오와_증오
#재특회 #在特会

"인간은 차별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

#재특회 #在特会

  재특회에 대해 조금 더 알려달라는 요청을 온오프라인으로 받았습니다. 

  사실, 재특회가 일본 극우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생각보다 미미합니다. 

  재특회의 존재란, 일본의 보통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좋을 단체’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존재감이 희미하죠. 

  재특회는 일본에서도 바보 취급을 받고 있는, 이른바 컬트 종교화한 단체입니다. 

 그런데도 재특회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일본 넷우익의 표상 같은 느낌이죠. 

  이들은 생각보다 바보들이고, 생각보다 조직적입니다. 그중 잘 알려진 바보 한 명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간은 차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재특회의 풀네임은 ’재일조선인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입니다. 일본어로 在日特權を許さない市民の会(자이니치 토쿠켄오 유루사나이 시민노카이). 

  앞글자를 따서 재특회(在特会; 자이토쿠카이)라 읽는, 이 극우단체의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가 한 말입니다. 

“인간은 차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사쿠라이 마코토는 문제를 일으키기 좋아하는, 문제적 인간의 전형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위해서라면, 어떤 혐오와 증오도 서슴지 않죠.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선을 너무도 쉽게 넘어 버립니다. 

본명은 타카다 마코토(髙田誠)인데, 사쿠라이 마코토(桜井誠)라는 필명으로 주로 활동하죠.

이 문제적 인간은 재특회의 초대부터 4대까지 회장을 맡았습니다. 

  사쿠라이는 정치적 올바름과 가장 머나먼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기보다 정치적 올바름, 요샛말로 피시함을 극도로 혐오하죠. 

  사쿠라이는 스스로 정치사상가로 불리길 원합니다. 하지만 모든 넷우익 그렇듯, 시작은 인터넷 게시판의 혐오 댓글이었습니다. 



바보괴물의 탄생


  사쿠라이는 키보드 워리어였습니다. 정확히는 댓글 워리어였죠. 

  그는 2000년대 초반,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게시판과 지금은 사라진 네이버의 인조이 재팬의 게시판에서 수많은 한국인 그리고 상식적 일본인과 키보드 배틀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우리에게 일베라는 괴물을 낳은 ‘일간베스트’가 있다면, 일본에는 2ch이 일본의 일베를 양산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넷우익이 바로 그들입니다.      

  우리 일베가 그렇듯. 일본에서 넷우익은 주류 정통 우익에게도 바보 취급을 당합니다. 보편적 감수성이 부족하고 논리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사쿠라이는 그중에서 나름의 논리를 전개한 댓글러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생각보다 독서량이 많고, 특히 우리 한국에 대해서 매우 집요하게 공부한다고 합니다. 의외로 지적 수준이 높고 교묘한 설득력을 기반으로 혐오를 정치적 주장으로 포장하는 뻔뻔함까지 지녔습니다.      

 이 바보가 사회에 뿌려대는 해악 중, 무시무시한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차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차별은 이 세상을 진화시키고 있다”     

   

  스스로 파시스트라고 고백하는 바보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상당히 있습니다. 하지만 파시즘이 세상을 진화시킨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성질입니다. 

  나치즘의 인종혐오와 인종차별이 세상을 진화시킨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사쿠라이는 일본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증언회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가해자들의 나라로 갔는데, 가해자의 후손이 반성은커녕 확성기를 들고 욕설과 폭언을 내뱉은 거죠. 

  사쿠라이는 후일, 평화의 소녀상을 비웃는 퍼포먼스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를 비웃는 이런 짓을 하려면, 인간은 대체 어느 정도로 악랄해져야 하는 걸까요. 

  평화의 소녀상은 성노예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만든 상징물입니다. 우리 성노예 피해 할머니뿐 아니라 전 세계의 성노예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서요! 

이 바보는 이 퍼포먼스가 단지 한국인만을 모욕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사쿠라이는 또 말을 이어갑니다. 


 “차별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나는 그곳을 지옥이라 부를 것이다”     


  혐오와 차별은, 호모 사피엔스의 본성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학습이 필요한 것이죠.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니까요. 

  나와 다른 이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법을 포기한 사쿠라이가 불쌍합니다. 



바보의 도쿄도지사 출마     


  사쿠라이는 의외로 조직을 장악하고 이끌어 가는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바보단체인 재특회의 회장 정도로 만족할 인물이 아니었죠. 2016년, 정당을 만들고 무려 도쿄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누구나 정치결사체를 조직하고 정당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선관위에 등록될 정당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이른바 창준위를 결성하는 건 비교적 쉬워도, 시도당의 지역위원회를 만들고 일정수의 당원을 모집하고 시도당의 창당대회 후 중앙당 창당대회까지 마쳐야 합니다. 일본도 거의 마찬가지죠. 

  사쿠라이는 일본제일당을 창당하고, 2016년 무려,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이걸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일베에서 벼락 인기를 얻은 바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물론 사쿠라이는 당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의미 없을 만큼 참패했습니다. 

  그렇다고 상식적 인물이 당선된 것도 아닙니다. 아베와 결을 같이 하는 우익인사인 코이케 유리코가 도쿄도지사가 되었으니까요. 




자민당으로 부족하니, 일본제일당 


  왜 사쿠라이는 정당을 만들고 일본 최대의 지방선거에 출마했었을까요? 

  세계적 기준으로 이미 충분히 극우에 해당하는 아베의 자민당으로는 만족하기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쿠라이 같은, 거리로 나온 넷우익들이 보기에는 아베 정권도 순한 맛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아베 정권이 한국경제 때리기, 감염병을 빙자한 한국인의 무비자 일본 입국 금지 정도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사쿠라이는 일본이 한국과 단교하길 원하죠. 일본의 한국 단교는 일본제일당의 주요 정책 중 최상위에 위치합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일본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미국 큰 형님이 인정할 리 없기 때문이죠.       


  감염병으로 매우 불투명하지만, 예정대로라면 2020년 7월에 도쿄도지사 선거가 다시 열립니다. 사쿠라이는 올해도 출마할까요? 

  할 것 같습니다. 벌써 올 2월에 출마한다고 유튜브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했었거든요. 다만, 일본에서 7월에 정상적으로 선거를 열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p.s / 사쿠라이의 일본제일당 창당대회는 아파(APA)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혐한과 혐중의 최전선에 나선 그 아파 호텔이 맞습니다. 나중에 혹시라도 일본 여행이 재개될 때, 숙소로 절대 아파(APA) 호텔은 피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회차는 어느 바보의 괴로운 이야기만 가득해버렸네요. 다음 편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본인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느 의로운 야쿠자의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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