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재덕후 공PD May 21. 2020

어느 의로운 야쿠자 -1부-

혐한시위를 물리력으로 막던 전직 야쿠자 이야기

시위의 메시지 

    

  모든 집회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모든 집회는 목적이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을 싸잡아 비하하는 극우의 거리 시위

  공공선을 위한 집회도 있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집회도 있습니다.  

  선명한 메시지로 울림을 주는 집회도 있고, 억지 주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또 어떤 집회는 증오와 혐오만을 양산하죠. 

  일본의 혐한 집회에는 차별과 혐오만이 존재합니다. 



폭력의 목격     

  

  누가 누구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처음엔 흠칫 놀랍니다. 폭력이란 절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니까요. 

  자세히 보니, 폭력이 도에 지나치단 걸 깨닫습니다.


  이때 보통의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몇몇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특별한 감정이 생겨납니다.

  그것은 분노입니다. 

  정의감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근원적 감정은 분노입니다.     

“조선인을 죽여라. 조선인을 강O하자!”     

  혐한 시위대가 흔히 뱉어내는 구호입니다. 일본의 일베인 2ch 같은 인터넷 게시판이 아니라, 평일 오후의 대도시의 거리에서 플래카드로 피켓으로 그리고 확성기를 통해 육성으로 터져 나오는 혐오 발언입니다. 

  혐한 시위는 대부분 기세 등등합니다. 우리가 일장기라고 부르는 히노마루(日の丸)와 나치의 전범기와 같은 욱일기(旭日旗;아사히)를 들고, 목청껏 소리를 외칩니다.


           

 슈퍼 극우울트라 극우초극우     


  혐한 시위대는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 주류입니다. 위세 등등해 보이지만 사실 소수입니다. 일본의 황금기를 거친 중장년 세대가 주류죠.      

  모든 나라와 조직은 필연적으로 쇠퇴기를 맞이합니다. 조직이나 나라가 쇠퇴기에 접어들면, 극단적 혁신을 외치는 혁명가 그룹과 극단적 반동을 외치는 수구세력이 발흥합니다. 

  현재 일본의 경우는 불행히도 후자 쪽입니다.      

  

  일본 정치의 주류는 우익을 넘어 이미 충분한 극우입니다. 그런데 거리로 나온 넷우익은 정치 주류 극우보다 심하죠. 이걸 대체 무어라 불러야 할지 고민입니다. 

  ‘극우(極右)’는 우익 성향이 극도로 심하니 극우라고 하죠. 이미 극우를 넘어선 자들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슈퍼 극우? 울트라 극우? 초극우? 

  개인적으로는 그냥 ‘반인륜 집단’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실제 이들의 주장은 하나같이 반인륜적이니까요.  



카운터스의 탄생     


  수십 수백 명의 ‘반인륜 집단’이 깃발을 들고 험악한 표정으로 그보다 더 험한 소리를 외칩니다. 평범한 일본 시민에게 혐한 시위대의 주장은 한마디로 경악과 공포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낍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많은 수의 일본인이 시위 행렬을 피해 걸음을 옮깁니다. 무서워서 피하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든 얽히기 싫어 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혐한 시위에 반대하는 일본시민행동. 이들이 카운터스입니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은 혐한 시위대에서 분노의 

감정을 느낍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구를 죽이고 강O하자는 

목소리가 여과 없이 거리에 퍼지는 것. 

  그것에 대한 분노입니다. 

  자신들이 태어나서 살고 있던 일본이라는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들려서는 안 될 소리입니다.      

  소수의 사람 중에 또 소수의 사람이 결심합니다. 

  내가 목소리를 막아보겠다고.     





혐한 시위대를 보호하는 일본 경찰


  평범한 시민 몇몇이 이들 시위를 막아보려 합니다. 혐한 시위대가 주요 도심에 나타나면, 그들과 같이 걸으며 큰소리로 반대 구호, “혐오를 멈춰라” 외칩니다. 구호를 피켓에 써서 같이 다니기도 하죠. 


  이들은 소수입니다. 다수인 혐한 시위대에게 금세 둘러싸입니다. 그러다 보면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납니다. 대낮 거리에서 “조선인을 죽여라”라며 기세 등등하게 외치는 자들이니, 같은 일본인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습니다. 현장 폭행범이죠.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현장에 출동한 일본 경찰은 오히려 시위대를 보호합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일본 경찰이 혐한에 동조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혐한 시위대는 집회 신고를 했고, 담당 경찰서의 허가를 받았는데 반혐한 시위대는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일본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있는 나라고, 일본 정부는 혐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도 그들의 집회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전형적 기계적 중립의 폐해입니다. 

  이런 크고 작은 사건 사고 이후, 평범한 일본 시민들이 각성하기 시작합니다. 반혐한 시위를 조직적으로 전국적으로 만들어보자는 거죠. 그중 하나가 카운터스라는 그룹입니다. 

  카운터스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오토코 구미(男組)? 사나이파남자파?     

  

   일본판 깨어있는 시민인 카운터스 조직에, 야쿠자나 쓸 것 같은 조직명을 사용하는 소그룹이 있다?  

  네, 있습니다. 

           70년대 열혈 학원 만화 [오토코 구미]. 이 작품이후         '오토코 구미'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운터스에는 물리적 폭력을 담당하는 ‘오토코 구미(男組)’가 있습니다. 매우 거친 조직이죠.

  혐한 시위대가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면 그냥 당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조직이죠. 

  오토코 구미는 혐한 시위대를 향해 인상을 쓰고 거침없이 심한 욕을 합니다. 혐한 시위대가 시민들을 위협하면 그보다 몇 배는 더 심하게 그들을 위협합니다. 

  생김새도 말투도 일본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야쿠자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리적 폭력이 필요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오토코 구미는 혐한 시위대에게 중지를 모아줍니다. 말 그대로 가운뎃손가락, 중지를 모아 혐한 시위대에게 보여줍니다.

 그 정도로 화끈한 사람들이죠.    ‘오토코 구미(男組)’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남자파’? ‘사나이파’? 정도가 되겠네요.

  사실 오토코 구미는 일본에서 남성끼리의 모임을 말할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일본어로 ‘구미(組)’는, 범죄‘조직’을 말할 때의 ‘조직’이란 뜻입니다. 

  일본에서 ‘OO구미’라 하면, 우리말로는 ‘OO파’에 해당하는 범죄조직이죠. 


  오토코 구미, 우리말로 남자파의 행동강령은 단순합니다. 

  물리적으로 인종 혐오자들을 제압한다    
 

  오토코 구미를 만든 한 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혐오 단체는 사람을 찔러 죽이려는 행동을 하는 거야. 
      우리가 그 행동을 막으려면 물리력을 쓸 수밖에 없어”      
 
중앙에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이 다카하시 나오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이 정도 말을 태연스럽게 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네, 이 사람은 야쿠자입니다. 

  

정확히는 전직 야쿠자, 손을 씻긴 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야쿠자 물이 단단히 박힌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다카하시 나오키(高橋直輝).

오토코 구미의 조장.

오토코 구미의 리더입니다.




(part -2- 다음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바보단체의_혐오와_증오 #재특회 #在特会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