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책방님의 <불필요한 왕관 - 한국독립출판협회 에 대한 단상>을 읽고
# 출판을 하고, 팟캐스트를 하고, 새로운 형식의 독서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최근 몇 년간 바쁜 시간을 보낸 결과, 나에게는 지금 남은 것이 별로 없다. 나이를 먹어서 삶이 어려운 것인지, 삶이 어려워서 나이를 먹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자위도 해보았지만, 결국에는 나의 무능력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자꾸만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 나는 늘 그렇듯 얼마 전에도 새로운 일을 벌였다. 한국독립출판협회.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6월 22일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포럼을 연다. 독립출판사 대표, 도서관련 IT기업 대표, 독립서점 대표 등이 참여하여 발제를 하며, 특히 백세희, 서귤, 김현경과 같은 유명 독립작가들이 참여한다.
# 이 글은 '발칙한책방'님이 6월 1일 작성한 <불필요한 왕관 -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위원회에 대한 단상>을 읽은 후, 이런 논쟁과 토론이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감사하며 몇 가지 반론을 드리고자 작성하게 되었다.
'왕관'이란 표현의 적합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표현이 겨냥하고 있는 비판에 대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이어가고 싶지도 않다. '발칙한 책방'이라는 브런치 매거진에 올라온 <불필요한 왕관>이라는 글은 다분히 비판적이다.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을 준비하면서 협회 설립 과정에 대한 질문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이렇게 전반적인 비판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고 놀라웠으며,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이 글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오히려 그동안 내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거나 막연하고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일순간에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 글이 품고 있는 분위기는 매우 공격적이고, 시종일관 비판에 날이 서있다. 그리고 이 글의 끝맺음 또한 "멋대로 독립이라는 말을 훔쳐가지 말아주길."로 마무리되며, 놀라울 정도로 냉담한 목소리를 낸다. 이런 종류. 그러니까 비판이 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런 종류의 글은 일반적으로 마지막은 어떤 따뜻함(그것이 위장일지라도)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여정이 긍정적으로 나아가길 희망하겠습니다'와 같은 식의 조금은 상투적인 끝맺음 말이다. 그러나 이 글은 마지막까지도 공격적이고 차가워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비판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멸과 무시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지만, 올바른 독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전체적으로 오류를 발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오해'라고 썼다가, '오류'로 수정했는데, 사실 이 글에는 오해와 오류가 뒤섞여 있어서, 그 두 단어를 정확히 구분하기도 애매하다. 이 글은 내가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기초로 하여 작성되었다. 그리고 그 글(내가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한 문장씩 끊어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아니,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잔뜩 날이 서있는 비판은 결국 이 글에 수많은 오류와 오해들을 조목조목 숨겨놓았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혐의는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다음은 '독립작가' '독립출판사' '인쇄소' '독립책방'이라는 협회 구성원의 자격. 여기에는 사실상 독립출판업계를 지속하게 만들어주는 '독자'가 쏙 빠져 있는데, 제작자 생계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생산물에 대한 직간접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독자를 빼놨다는 것은 설립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이 단체(혹은 개인)가 소비자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반증한다.
협회 구성원의 자격에 대한 매우 논리 정연하고 합당한 비판인 듯 보이나, 이 글의 전체적인 억지스러움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다. 협회 구성원에 독자를 넣는다는 발상의 근거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협회'라는 속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란 무엇인가.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설립하여 유지해 나아가는 모임."으로 나온다. 그리고 굳이 협회에 대한 이러한 이해가 없더라도, 독립출판협회의 구성원에 독자를 포함시키게 되면, 협회의 가입 및 활동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그 기준이 모호해질 수밖에 된다.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을 위한 구성원은 출판사 대표로만 한정 짓는 대한출판문화협회를 참조하였는데, 그러나 독립작가, 독립출판사 대표, 독립서점 대표, 문화기획자 등으로 그 폭을 훨씬 넓혔다. 이 또한 가입과 활동을 위해서는 모호한 기준이 아니겠느냐 하는 비판이 제기될까 걱정스러웠는데, 독자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물론, 앞으로 협회가 출범하게 되면 독립출판을 소비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도 각종 사업을 개발하고 실시할 것이다. 어쨌든, 이 글에는 갖가지 오류와 오해가 뒤섞여 있기에,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브런치를 읽는)독자들의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오류 #오해 두 가지 관점으로 반론을 제기하겠다.
1) 독립출판협회는 과연 모순인가?
이 글은 서두에서부터 독립출판협회를 모순이라고 단정 지으며 "멍청하기 짝이 없는 생각"으로 규정한다. '독립'의 의미와 '독립출판의 조직화'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모순에 대하여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내가 생각하는 독립출판에서의 '독립'은, 자본의 시스템으로부터의 독립이며, 왜 독립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팔리기 위한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위한 책을 위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소 설명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이 정도까지만 얘기해 두기로 하자. 그러나 '독립'이라는 의미가 모호할뿐더러, 왜 독립하고 무엇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독립이라는 의미와 협회는 상호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협회를 설립하는 것이 독립출판을 조직화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국독립출판협회의 목적은 '독립출판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견고하게 확장시켜 나가자'는 것에 있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 문화를 확장시켜 나가기 위한 단체라는 것이다. 독립작가, 독립출판사, 독립서점 등 독립출판을 영위하는 대상들은 점차로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해줄 단체가 없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갖가지 협동조합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공동 이익 추구의 바램 때문일 것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에 협회 소속이 아닌 출판사도 참가할 수 있는 것처럼, 협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협회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의 혜택은 누구에게든 돌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협회는 왜 이런 사업들을 실시해서 독립출판이란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려 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뒤따를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는 대체 무엇인가. 아니, 독립출판은 무엇이고 독립은 또 무엇인가. 이것에 정답을 내릴 생각은, 적어도 나에게는, 없다. 한국독립출판협회가 설립되면 독립출판에 대한 연구활동도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독립'의 다소 모호한 의미를 규정지으려 하지는 않는다. 그러는 순간, 우려하는 것처럼 낡은 왕관으로 전락되어 버릴 테니까.
2) 팀 단위 독립출판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의라 편협하다?
사실, 글쓴이가 기초로 하고 있는 내 글에는 이러한 '고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 글쓴이는 '개인 스스로의 힘으로 창의적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출판활동'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은 단지 독립출판의 사전적 정의를 빌려온 것이며, 다른 독립출판의 경우까지 모두 불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것을 편협하다고 한다면, 독립출판의 정의를 다른 문장으로 대체할 의향은 있다. 그런데 사실, 독립출판의 정의를 인터넷에 찾아보면 잘 나오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인에서는 "독립출판은 자비출판의 다른 이름입니다"라는 답변이 나오기도 한다. 협회가 설립되어 독립출판에 대한 연구와 인식의 확장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몰지각한 답변이 채택되는 충격적인 일은 아마도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3) 여전히 독립출판은 주변부라는 인식이 다분하며 소외되거나 저평가되기 일쑤라는 것이 쉽게 일반화하기 어려운 맹점을 가진다?
글쓴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당장 작년과 올해에도 지속 중인 출판업계의 화두가 백세희, 고성배(더쿠) 등의 '기성 출판사의 독립출판물 라이센스 구입 및 재출간'임을 고려해보면 이 또한 쉽게 일반화하기 어려운 맹점을 가진다."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독립출판이 주변부라는 인식과 저평가되기 일쑤라는 것을 일반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다. 사실, '다분하며' '일쑤'라는 어휘를 사용했듯, 전체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저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나는 말하고 있을 뿐이다. 작년과 올해 '기성 출판사의 독립출판물 라이센스 구입 및 재출간'이 화두라고 하더라도 저런 인식과 저평가가 완전히 없지 않다는 것은 글쓴이도 인식하고 있는 사실 아닐까. 나의 문제제기를 반박하기 위해서 글쓴이는 다른 사실들을 '일반화'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4) 소비자 의견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반증한다?
서두에서 밝혔듯, 협회 구성원에 독자를 포함시킨다는 것 자체가 다소 억지스러운 발상이며,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소비자 의견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논리가 이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음으로는 너그럽게 이해가 가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5) 협회의 의견이 독립출판업계 전체를 대변하기 불가능한 상황에서 협회명을 저렇게 지을 계획이라는 것은 그저 오만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판협회)를 예로 들어보자. 출판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출판사도 출판협회에서 하는 사업들에 참여할 수 있다. 거꾸로, 출판협회 안에는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출판사들이 가입되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출판업계를 위한 각종 사업들을 실시한다. 한국독립출판협회가 독립출판업계 전체를 대변하기 불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독립출판을 영위하는 모든 개인이나 기업을 위한 사업들을 펼치겠다는 목적에는 변함없다. 협회는 지역사회와 구분된다. 협회는 전국적이다.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협동조합이거나 지역사회일 것이다.
6) 비제도권이 도대체 뭘 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제도권'이란 표현이 틀렸다는 말이라면, 다른 단어로 대체할 의향은 있다. 하지만 독립출판의 경우 출판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ISBN 없는 도서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스스로를 독립출판이라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권익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공모사업에도 응모할 수 없다. 저작권을 어떻게 지키고 관리해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나라에서 정하는 '출판 신고' 되지 않은 이들 또한 독립출판이라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독립출판인 경우가 있다. 있는 것이다.
7) 독립작가들의 저작권 보호가 순진한 생각이다?
글쓴이는 독립작가들의 저작권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대필 강요, 표절논란, 콘셉트 모방으로 몸살을 앓는 이야기들을 하며 독자들의 판단력을 흐린다. 기성 출판에서도 저런 문제들이 팽배하다면 독립출판에서는 또 어떻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독립작가들은 어떤 식으로 저작권을 관리하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모른다. 사실, 광범위한 대중이 읽는 글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저작권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되었던 저런 문제들이 완전범죄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없지 않다. '독립'이라는 의미와 '독립출판의 조직화'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협회를 설립하려 하는 것은 이런 문제들을 위한 하나의 장치가 되어주기 위함이다.
8) 흑자가 어려운 독립출판도서전을 개최할지 의문이다?
독립출판도서전은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을 위한 추진사업들 중 하나다. 이 사업들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별다르게 할 말이 없다. 다만, 협회가 설립되면 추진하고 있는 있는 사업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협회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아래와 같다.
독립출판협회가 설립되면 추진할 사업들
권익보호
연구활동
교육활동
자격증 : 전문서평가
정기간행물
도서전
제작대행
유통지원
공동ISBN을 통한 서점납품
대한출판문화협회를 통한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친목교류
독립서점 문화행사 제공
지원사업
시상
9) ISBN 발급을 통해 서점 납품을 지원한다 해도 오프라인 서점의 공간은 ISBN이 아니라 책의 매력이다
글쓴이는 무엇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비판을 근거하려는지 궁금하다. 물론, 오프라인 서점의 공간에서는 책의 매력이 중요하다. 그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독립출판의 경우 대형서점에 납품되지 않는다. 유통사를 통하거나 대형서점과 직거래를 해야 할 텐데 출판업계에 종사한다는 글쓴이도 아는 사실이겠지만, 그 문턱이 그리 낮지 않다. 더욱이, ISBN 조차 없는 책을 만드는 경우가 너무 많다. 조선일보 기자가 기사를 쓰면서 "ISBN을 등록하지 않은 것이 독립출판이다"라는 식의 글을 썼는데, 사전에 나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기 식으로 문장을 만들었던 모양이다. 그 기사를 읽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나에게 항의 전화가 왔다. 왜 ISBN을 등록하지 않으려 하느냐고. 그런데, ISBN을 등록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글쓴이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나의 의도는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제시였는데, 그것을 출판에 대한 무지로 결론 지어 버리는 글쓴이의 독단에 심심한 우려를 표한다.
10) 전문 서평가 양성이 주례사 비평이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말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이 과거에는 언론보도나 광고에 의해 책을 구입했다면, 이제는 SNS에 올라온 리뷰나 사진을 보고 책을 구입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출판사는 그런 유명 블로거나 리뷰어들을 필요로 하고 있고, 전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블로거나 리뷰어 입장에서도 출판사에 책을 제공받는 것으로 수익을 실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것의 전문성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책들의 (정성 들이지 않은) 리뷰는 오히려 그것의 신뢰를 낮추게 되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나 독자에게서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서평을 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쓴이가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 이를테면 '전문성의 기준의 애매함 및 협회와의 유착 및 또 다른 주례사 비평 생산 가능성'은 추후 활발한 논의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평가라는 새로운 직업의 탄생과 그로 인한 전문성의 획득은 앞으로 긍정적인 결과들을 가져오지 않을까.
11) 인쇄 지원이 얼마나 메리트가 있을지도 회의적이다?
<에디시옹 장물랭> 출판사가 어떤 출판사인지는 분명하게 알 수 없지만,
에디시옹 장물랭은 1인 출판사로, 2016년부터 로버트 헌터, 톰 골드 등 해외 작가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출판사이지만 매 순간 한계까지 자신을 담금질한 덕분에 책의 물성을 잘 살려내는 곳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출처 : 네이버 포스트 '책방라이브' http://naver.me/xdAdC4Sk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책의 물성을 잘 살려내는 곳'으로 유명한 출판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독립출판협회에서 추진하려는 '제작지원'은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적인 제작을 도와주며, 매번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독립출판사나 작가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다. 아울러, 협회의 수익에도 보탬이 되는 활동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메리트가 없다면, 지원을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12)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것보다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일이다?
'정기간행물 발행'을 통해 창작의욕을 고취하겠다는 공약에, 글쓴이는 위와 같은 식으로 반박한다. 그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나 정기간행물에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금전적 보상이 제공된다는 사실을 글쓴이는 간과하고 있다. 글쓴이가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사실은, 그러나 여러 가지 순기능들을 완전히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글쓴이도 결코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13) 독립출판도서전이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즐길 수 없는 축제다?
도서전은 꼭 책의 판매만이 목적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노출이 목적이 되기도 한다. 그 노출은 비단 독자들에게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저작권 수출 셀러일 수도 있고, 평론가일 수도 있고, SNS스타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도서전은 여러 가지 목적들이 있다. '여러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더 많은 목적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바로 '축제'이기 때문이다.
1) 독립출판의 운동적, 독립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언행이다?
이 새로운 문화를 더욱 형식화하고 견고하게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한국독립출판협회를 만들겠다는 말에, 글쓴이는 어쩌면 이 글에서 가장 핵심적일 수도 있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형식화'와 '견고한 확산' 등등은 독립출판이라는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핵심이다. 나의 문장이 글쓴이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굉장히 유감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의 목적은 독립출판에서의 '독립'의 의미와 성격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글쓴이가 밝힌 독립출판의 운동적, 독립적 성격을 온전하게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지 않은가. 차별과 배제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책을 바라보는 눈은 올바르게 가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2) 어떻게 협회 자격 유무를 구분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협회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그렇게 까다로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3) 전문적인 출판사와 비전문적인 출판사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 협회가 그걸 구분하고 판단할 자격이 있나?
그 기준을 정하겠다는 의도의 발언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 다만, 문맥의 의미로 보았을 때, 이전부터 책을 전문으로 만들어 왔던 출판사가 아니라, 출판 신고를 하고 이제 막 출판을 시작하는 독립출판사를 지칭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협회가 그걸 구분하고 판단하겠다는 어떤 의지의 표현도 문장 속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 글쓴이는 이렇듯 굉장히 디테일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앞으로 협회가 출범하면 자칫 일어날지도 모르는 문제들을 미리 예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의 디테일이라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4) 독립서점을 아래로 보고 있다고 느껴지는 표현?
그렇게 읽혔다면 죄송한 일이다. 알게 모르게 그런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시선을 달리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서점에 문화행사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인 일이 아닐까 자신한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작가회의에서 얼마 전에 진행했던 비슷한 사업을 참조했다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
5) 오랜 시간 지속된 유통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고 지원하겠다는 건가?
글쓴이가 제시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한 그런 문제들을 과연 개선할 여력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감사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일지라도, 그것을 시도하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서는 안 된다. 한국독립출판협회는 독립출판, 더 나아가 한국 출판업계의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고 개선하는 여러 시도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
6) 연말시상식은 권위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병폐로,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딱히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앞서 글쓴이가 이야기했듯, 작가들이나 출판사에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잘 만들어진 책을 발견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쓴 글은 아주 적은 분량의 글이었는데, 글쓴이는 많은 것을 본 것 같다. 그것이 우려의 표명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오해로 귀결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주 토요일(6월 22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포럼을 진행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제3회 열린포럼으로, '독립출판 분투기'라는 제목이다. 독립작가이자 독립출판사 대표인 고애라 문장과장면들 대표, 독서 관련 플랫폼 IT기업인 브이에스커뮤니티의 이환행 대표, 문학전문서점으로 톡톡 튀는 개성적 운영을 보여주고 있는 서아책방의 최서아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하며,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나(김새봄)도 발제에 참여한다. 백세희, 서귤, 김현경 등 유명 독립작가들도 대담으로 참여한다.
한국독립출판협회 설립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포럼이다. 다양한 토론이 쌓이다 보면, 올바른 방식으로 길은 열리지 않을까. 사실, 나는 논리정연하지 못하고 늘 추상적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이번 포럼을 준비하면서도 맥락을 잡지 못해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발칙한 책방'의 브런치 글을 읽고 자극을 받는 한편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도 되어주었다. 앞으로 이런 토론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독립출판협회>의 긴 여정에도 긍정적인 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이 글은 '발칙한 책방'의 브런치 글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jk-rwt/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