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회화 미술하는 사람들은 데포르메라는 용어를 알 것이다.
데포르메란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일부 변형, 축소, 왜곡을 가하는 표현 기법으로 데포르마시옹(déformation)이라 불린다. (나무위키에서 발취, 느낌상 프랑스 말인 듯?)
바로 예를 살펴보자.
데포르메가 잘 적용된 예시들로
첫번째 그림은 김형태 작가님이 그린 요술 지팡이,부채(?)를 들고 있는 게임 마그나카르타의 여주인공이다. 그녀의 허리와 허벅지의 비율을 보면 실제 인체 비율에 비해 매우 과장되어있다.
라푼젤도 보면 다소 큰 얼굴, 큰 눈 상대적으로 작은 코와 입을 가지고 있으며
덱스터와 디디 남매를 보아도 얼굴과 몸, 손과 발의 비율이 말도 안되게 과장되어있다.
주먹왕 랄프도 마찬가지다 실제 손보다 백배정도는 커보이는 손을 가지고있다.
그렇다면 왜 데포르메를 하는가
캐릭터의 특성을 더 효과적으로 나타내며 대상에 생동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처럼 그리는 것보다. 더욱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게 된다.
첫번째 여성 캐릭터 > 게임에서 캐릭터의 섹시미 강조
라푼젤 > 라푼젤의 순수함과 백치미(?) 강조
덱스터 디디 남매 > 덱스터의 작은 체구는 지능형 캐릭터임을 보여주며 디디의 긴 손과 발은 그녀의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똑똑하지만 항상 누나에게 당하는 덱스터의 스토리 구조가 이미 각 캐릭터의 신체 비율에 함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먹왕 랄프 > 닉값하는 주먹크기 (저 정도는 되야 명색이 주먹왕 칭호를 받지 않을까.)
그런데 자동차 스케치에서도 데포르메가 적용된다
다음은 2020년 니산 주크의 실제 사진과 스케치이다.
사진과 다르게 스케치를 보면 휠이 엄청 크고 윈도우가 작으며 각각의 디자인 요소들이 과장되어 있다.
그 결과 차가 더 역동적으로 보이며 SUV답게 더 다부져 보인다.
그리고 차가 당장 앞으로 달려 나갈 것같은 박력이 느껴진다.
디자이너도 영업을 해서 자기 디자인을 팔아야 한다.
누구한테 파느냐? 디렉터한테 팔아야지.
같은 디자인이라도 데포르메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더 맛깔나게 차를 그리면 더 돋보일 수 밖에 없다.
과장을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디자인을 강조도 할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의 디자인이 pick될 확률이 높아진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과장된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임프레션도 무시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많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사진과 똑같이 차를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작업을 보면 차를 사진같이 베낀 스케치를 많이 볼 수 있다.
이것은 차 스케치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 차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다른 것으로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선 스케치가 휠씬 유리하다.
물론 나 또한 과거에 그랬었고 이는 자동차의 실질적인 비율을 눈에 익히는데 도움은 된다.
하지만 데포르메 없이 차를 그리면 차가 정말 밋밋해 보인다.
한번 자동차 사진 위에다가 포토샵이든 마카지를 오버레이 해서든 위에 그대로 그려보라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동일인물..!!??
훌륭한 자동차 스케쳐로 한 단계 도약하고 싶다면 데포르메를 적절히 활용하는 법을 반드시 익혀야한다.
디즈니픽사의 'Cars'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연구해보는 것도 데포르메의 활용에 도움이된다.
단순히 자동차라는 기계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묘사가 잘 되어있다.
스케치를 잘한다는 것은 비율과 투시를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포르메를 잘 활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하지만 데포르메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은 어렵다. 명백한 규칙이 없기 때문이다.
데포르메가 없으면 스케치가 재미가 없고 지나치게 사용하면 유치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게 중요하다.
자동차의 데포르메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다음편에서 알아보자
디즈니픽사 Cars 의 등장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