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의 사색, 숲에서의 일상
‘옥토 제네리언’ 이 용어를 들어 보셨나요? 요즈음 뭔 세대가 그리도 많은지, 세대 간 전쟁으로 갈라 치기를 하려고 하는지? 뭔 놈의 헷갈리는 용어를 쏟아 놓는지…x세대 그러다가, MZ세대, 또 무슨 세대? 기억력이 감퇴하는 60대 중반을 치닫는 나이에, 잠깐씩 알고 있는 단어도 깜빡하여 말을 할 때 어버 어버하는데, 이런 충격적인 칼럼!! ‘옥토 제네리언’!!! 요즈음 추세가 80대에 다시 일로 돌아온다네요! 그러면 지금까지 60대 중반을 치닫는 나이.. 은퇴 후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주절댔던 나는 할애비 수염 잡고 어리광 부린 어린애가 아닌가?
요즈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기대 수명은 몇 살인지? 80대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는 나이가 20년도 채 안 남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 의지로 내 육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100세 시대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나의 의지로, 건강한 육신으로, 못다 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100세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의문 부호가 생긴다. 그리고 스스로 단정 짓는다. 앞으로 20여 년! 내게 주어진 무언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다시 돌아온 숲… 지난번에 내 나름의 구상으로 도로가 접한 경계선에 돌을 쌓고 그 위에 가지런히 자른 통나무를 올려놓아 스스로 괜찮다 만족했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다 무너졌다. 지난번 쌓을 때 조금 위태했었는데… 바람에 이것이 쓰러졌나?
그런데.. 자세히 보니 누군가의 흔적이 보인다.
내가 베어낸 참나무 중에는 스스로 대나무처럼 속을 비워 내는 놈이 있었다. 그렇게 속을 비워낸 놈은 모든 것을 비우고 해탈한 선승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때론 하트 모양으로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열어 놓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라는 의미 같기도 한 메시지를 내게 남겨 주었다. 그런 통나무를 네다섯 개 정도 포개 놓고 만든 것이 분명한데.. 오로지 한 개만 남아있다. 누군가가 그 모양이 이뻐서, 뭔가 새로운 작품을 위해서 취한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선 썩 좋지 않은 느낌이다.
벌레들은 제 나름의 생존을 위해 여기저기 귀찮을 정도로 참견하고, 해질 무렵 ‘good night!‘을 전하는 새소리는 여전하다. 나의 숲은 여전히 생명력을 품고 있고 그리고 평온함으로 나를 다시금 맞이한다.
우리의 기대치만큼, 우리는 만족한 삶을 살고 있을까? 문득 그런 가당챦은 의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언가? 지나간 살아온 삶을 되짚어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쭉 그렇게 평범하게, 남들과 겨누어 봐도 비슷비슷하게 살아온 삶! 성인이 되고 가족을 꾸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가장으로 열심히 뛰어다니고, 그리고 자녀들은 성장하여 성인이 되고 그리고 제 나름 사회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나는 지금 이 위치? 사추기의 소년이 되어 선문답을 혼자서 주고받는다. 이제야 삶에 대한 깨달음이 오는가? 혼자서 숲에 덩그러니 놓인 나는 이것저것 번뇌의 숲을 헤맨다. 선승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