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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Aug 04. 2021

그만두고 싶은 마음

악뮤의 위로

그냥 한 없이 떨어지고 싶은 마음이 계속 옥죄어 온다.


어찌하여 이리도 예민하고 상처에 취약한지

그게 뭐 별 일이라고

말 한마디가 뭐라고

그 사람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난 내가 상처 받게 내버려 두는 가.


매번 이렇게 그만두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하나.

이미 강은 건넌 게 아닐까. 

뭘까. 대체 미련일까.

아직까지도 호기심인가.


무관심한 자에게 뭘 자꾸 바라는가.

직책에 대한 기대는 이제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


이제 막 시작한 사람에게

뭘 바라는 걸까.


울면서 "힘들어 죽겠어요"가 

그렇게 듣고 싶나.

아니, 그저 관심 없을 것이다.


이럴 거면 애초에 왜 뽑았나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지만,

답을 알면 무어가 달라질까.


애초에 그런 것을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매해 들어오는 학생 중 하나였을 뿐. 


난 그저 지독히도 운이 없는 것인데

그 운을 무단히 이겨보려고 애를 쓴 건데.


며칠째 난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다시 바닥이다.

이것도 못 이겨내면서 무슨

이 길을 가겠다는 것인지.


예상은 했지만,

앞에서 더 작아진 내 모습을 확인하니깐.

그저 웃기더라. 울음만 나오더라.

질문도 못하던 내가 그렇게 못나더라.

밥도 못 먹고 극도로 긴장 상태에 빠지던 내가

참 딱하더라.


같이 열심히 해보자는 동기의 말에 

"그래"가 도저히 안 나오던 것은

글쎄. 차별의 설움일까. 질투일까. 분노일까. 지침일까.

더 이상의 이해도 노력도 여지가 없다.


난 나를 바꿀 수 없다.

그 순간들을 겪은 내가 그 친구와 같은 반응을 할 수는 없다.

정확힌 못 하겠다.

무슨 말이 나올지 예상이 안 되는 상대에게 내가 뭘 할 수 있나.


결과도 감당을 해야겠지만

그렇게 생각을 해도 심한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버티던가.

그만두던가.


목이 정말 죽을 듯이 아팠는데

약을 먹고 또 먹고 치료를 가고.


근데 요 며칠 아무것도 못하고 쉬니깐

나아지더라. 

내 몸이 너무나 정직한 것인지.

답이 뻔한 건지.


그래서 악뮤의 낙하가 고맙더라.

같이 떨어져 준다는 

그래도 별 거 아니라는.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초토화된 곳이든 

뜨거운 불구덩이든 

말했잖아 언젠가 그런 날에 

나는 널 떠나지 않겠다고


죄다 낭떠러지야, 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플지도 모르지만   


내 손을 잡으면 

하늘을 나는 정도  

그 이상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Everest를 듣는데


How beautiful nothing similar

How so tall, You can reach the night




뉴질랜드에서 폭우를 뚫고 

못하는 운전 실력으로 두려워하면서도 

기어코 갔던 Mount Cook의 캠핑장에서

비가 그치고 보던 

별이 가득했던 그 밤하늘이 떠올랐다.


그렇게 살던 때가 있었는데

우린 그 시기도 겪었는데


난 왜 이렇게 나에 대한 믿음을 잃었나.

겁은 왜 이리 많아졌나.

언제부터 내 삶의 주도권이 남에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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