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
오랜만에 브런치를 쓰고 있다.
캐글에서 판다스 튜토리얼을 따라 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 글을 써야 될 거 같아서 열었다.
플레이브 네컷 찍을 겸 플리 친구 보려고 오랜만에 학교 근처에 왔는데
오는 버스에서 눈물이 고이더라.
'또 이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고 있구나. 전혀 다른 상황에서'
하.. 너무 착잡했다.
데이터 분석을 선택한 것은
내가 연구를 좋아하고, 공부해왔던 것을 썩히고 싶지 않아서 였다.
파이썬과 디비를 하다가 이번주 넘파이, 판다스를 하면서
아이리스, 타이타닉 설명을 듣는데
내가.......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더라.
그 간은 아예 새로운 내용이라 정신이 없었다.
자격증 시험도 같이 보고, 복습하고, 코테 문제도 풀고 그냥
오랜만에 잠 안잘 수 있으면, 밥 안 먹어도 되는 알약은 왜 아직도 안 나오나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 였고
딴 생각을 못했다.
간혹.. 오 이렇게 겉핥기로 해서 뭘 한다는 거지?
이전에 다들 취업은 어떻게 했다는 걸까 싶긴했다.
동시에 이 분야는 신입에게 이렇게 관대한가? 혹으 그냥 쓰고 버리는 용도로 쓰나?
하는 마음도 동시에 들었다.
그런데 이번주는
코드잇에서 국비지원 시작 전에 강의를 조금 들어서 다소 여유로웠던 점도 있지만,
내 기준에.. 너무 나이브 했다.
data-driven 연구는 문제점이 많다.
특히, 심리학에서는 경계...하는 것이기도 하고
선택지가 빨강 컵과 파랑 컵 밖에 없는 상태에서 가장 인기있는 컵이 파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실제로는 흰색 컵도 그 선택지에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미 있는 데이터는 그러하니 그걸로 유추하는 게.... 다소 새롭다 못해 .. 이게 맞나 싶다.
아마도, 연구 설계부터 했었고,
그 과정이 혹독했으면
그래서 내가 굉장히 빡빡한 눈을 가져서 인 것 같은데 실망스러웠다.
물론, 연습용 데이터고 거기서 최대치를 뽑는 것은 맞다.
맞는데.........
연령을.....왜 ......... 연령대가 아니라.. 13 미만이 child고 18까지 adolscent, 60까지 adult..............
이게............... 그렇게 퉁쳐지는 게 아닌데.. 다 다른데 근데 이게 경진대회에서 하는 방법이라고 ?
이러면 너무 .. 의문이 생기지 않겠나.
반복적으로 내가 이걸 하기 위해서 그만뒀나.
데이터에서 결과가 나올 법한 것을 찾고,
거기에 이유를 붙이기 위해서 논문을 찾고
이게....... 맞나.
더욱이 난 석사연구가 기존 연구들에 반박하는 내용이었어서
더 그냥.. 현타가 왔었다.
이미.. 난 내 의견이 형성이 된 것이기도 하겠지..
전부 다 내가 했으니깐.
나는 이 분야를 모르고,
그래서 기대했고
그래서 좀 이르게 실망한 것 같다..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많은데.. 이른데 이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딴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달까.. ㅎ
그리고 오늘 7년을 다닌 학교에 오니...
당연히 싱숭생숭 할 수 밖에
그래도
아직 신입이어서 그런지 혹은 주변 사람을 잘 만난건지
강사님은 열정적이시고 (따라가지 못할 정도긴 하지만 ㅎ)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멘토분도 적극적으로 알려주려고 하시고 (동갑이고 ... 특징이 거울 같아서.. 싱숭생숭하면서 감사하달까. 내가....저럴 수도 있었을 텐데 싶으면서)
면접 때 잠깐 뵌 특강 강사님도 나를 기억한다고 힘들 때 연락하라셨다.
참.... 벌써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아직도 왜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을 지키지 못했는지
그 사람을 안 보는게 그렇게 중요했던 건지
의문을 가지면서도 떠올리면 답답해지는 날 볼 때 마다 서글프다.
아직도
내가 날 보면 가장 재밌게 놀던 장난감을 뺏긴 모습이랄까.
지금도 그냥 멀리서 보기만해도 착잡해진다.
의료 분야로 갈까 싶어 기업 설명회를 듣는데
fmri 영상을 예시로 회사 소개 하시는데........ 착잡하더라.
그냥 임상 신경으로 빠졌어야 했나. 난 뇌가 좋아서 심리학을 시작한 건데 하면서
아 그냥 하지 말자 싶더라.
그 사진을 해석할 수도 있었는데, 서버 안정 작업을 할 내가 그려지지 않았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잘 한다고 그 분야에 남는게 아니란 것이다.
그보다는 많은 것들이 작용하고, 잘 한다는 것도 고정 값이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또 달라지니깐.
일단 끝까지 해봐야지.
대학원에서 내가 느낀 것은 끝까지 하면 졸업장이라도 남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살만해졌다는 것이기도 하고.
적어도 매일 돈과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살고 있지는 않으니
그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겠나.
선택을 했고
그 책임을 지는 데 그래도 가보지 않은 길은
평생 의문일 것 같다.
달리 어쩔 수도 없지만.
추가로,
나를 더 싱숭생숭하게 한 것은..
범죄심리 수련생이라 면담을 몇 건 나갔는데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내 보고서를 너무 좋아하신 점이다.
무슨 일 하냐고,
그냥 경찰로서 현장에서 얘들을 만날 생각이 없냐고,
심리학 이제 그만하려고 한다니깐,
다시 생각해보라고 자기도 30대 넘어서 대학원에 갔고
이제 10여년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너무 어리다고 아직.
또, 법칙이 어디 가지 않는 것이
유독 내가 힘든 케이스를 만났다.
자기 슈바하면서 이렇게 힘들게 수련하는 수련생 처음 봤다고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말씀하실 정도로 ㅎ
선생님께 가서 차라리 다행이다. 크게 되려고 그런다는 말도 들었지만.
더 싱숭생숭만 했달까.
그래도 배운 것을 한 번도 써먹지 못 하진 않았으니,
좋았고 지금은 정신없어서 못하고
딥페이크 보면 열받을 거 같아서도 안 하지만
이거 안되면 저거라도 해야겠다 싶긴 했다.
내가 가장 원했던 분야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원한다는 사실이 묘하기도 하고
착잡도 하면서 복잡하다.
다음 달 쯤에는 한 건 정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 너무 글이 중구난방인데
딱 지금의 나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