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니 Nov 17. 2019

22. 지역으로 진출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진로 체험을 온 중학교 아이들 앞에서 잠깐 동안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 아이들 앞에 나가기 전, 내가 이렇게 소개되었다. 


"이분들은 주로 서울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지역에 관심을 갖고 내려오신 분들입니다. 우리는 항상 도시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와 반대로 (이곳으로) 내려오신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과 연결되어 있거나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분들을 제외하고는, 

지금의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본격적으로 소개된 적은 처음이었다.

나는 서울이 아닌, 지역으로 진출했다! 

"(...) 다양한 진로를 탐색을 해보다가 제가 왜 이렇게 방황을 하고, 고민을 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고민 속에서 제가 어떤 직업을 갖는 것보다도 어떠한 삶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것은 그쪽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 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경험해보고자 이곳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서울이 더 좋다, 뭐 살아보니까 여기가 더 좋더라, 이런 차이나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다양한 것을 본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고, 내가 경험을 해보고 나한테 맞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면 자기가 가보지 않은 것은 계속해서 궁금하고, 또 더 미화시키게 마련이잖아요. 여러분도 지금 이런 진로탐색의 기회들이 얼마나 좋은 경험인지 알고, 이곳에서 덜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저는 이곳에 일부러 찾아온 거거든요. 여기가 궁금해서요. 여러분도 여기 있는 건 많이 누리고 바깥에 궁금한 게 있다면 또 나가서 보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는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횡설수설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를 말을 쏟아 내고 들어왔다. 아이들은 내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딴청을 부리기도 했다. 딴청을 부리는 아이라고 듣지 않는 것도, 고개를 끄덕인다고 듣는 것도 아닌 걸 안다. 누군가에게 지금 이 순간이 어떻게 가닿았을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고.

잘 말해줬다고 교장선생님이 점심 사주셨다. 그거면 됐지 뭐.

작가의 이전글 21. 세상에, 오늘 상주 예쁜 것 좀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