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 빠지더라고요
다이어트하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는데. 다이어트 그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30살이 넘도록 살 빼려고 단 한 번도 노력해보지 않다가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일단 운동하면 빠지겠지, 별거 있겠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각종 운동을 시작했다.
걸어도 보고, 뛰어도 보고, 집에서 유튜브 보며 춤도 췄다. 혼자서는 안되나 싶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고자 요가, 필라테스, PT 등 각종 운동도 해보았다. 근데 몸무게가 요지부동이었다.
물론 일주일 내내 엄청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왜 몸무게가 빠지지 않는 거지?‘ 내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있자, 30kg을 빼본 적 있는 다이어트 선배님인 남편이 말했다. “먹는 걸 줄여야 살이 빠지지!” “아니 운동만 해서는 뺄 수 없는 거야?” 그러자 남편은 다이어트에 대해서 정말 모른다며 갈길이 멀다고 고개를 저었다.
운동과 식이조절을 같이해야 하며, 사실 체중감량에 더 중요한 건 먹는 거란다. 나처럼 해서 살이 빠지는 건 기적이라고. 식이조절. 그거 꼭 해야 하는 걸까? 아직 먹는 걸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식이조절 대신 운동을 (아주) 조금 늘렸다. 그리하여 몸무게는 줄지 않고, 운동해서 좋아진 입맛과 향상된 소화력으로 몸무게가 최고점을 찍었다.
으악!!!! 나 정말 어떡하지?!!!!?
그때부터 난생처음 내 몸(?)에 대해 무수히 많은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OO아 너마저 이렇게 살쪄 버리다니..” 집안에 가장 마른 사람이었던 며느리가 뚱뚱(?)해지자 절망하신 시아버지의 한탄과 “어머.. OO는 절대 살 안 찔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뵙는 친척들의 놀란 얼굴들. “너 벌써 이렇게 아줌마처럼 되면 큰일 나” 아는 분의 염려를 가장한 충고.
사실 남들이 뭐라 하든지 말든지 나는 내가 충분히 좋기 때문에 크게 마음이 흔들리진 않았다. 사람들의 말보다 내가 속상했던 건 옷장 속 입을 수 없게 된 수많은 옷들과 익숙치 않은 거울 속 건장한 나 자신. 그리고 하루하루 낡아지는 내 몸뚱이에 살까지 쪄서 위태로운 내 건강.
그래, 식이조절?! 빡세게는 못해도 살짝이라도 해보자!! 우리 아이에게 건강한 엄마로 옆에 오래오래 있어주기 위해 맛있는 음식들을 조금 포기해 보기로 결심했다.
* 사진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