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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평화 Aug 30. 2023

3. 철학적 사유로 물리적 축구를 품    다 (2)

  손은 동료들을 꿈꾸게 한다

8월 26일 토트넘은 본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축구는 세계의 축소판이다. 축구에 나오는 사람들을 이해하며 탐구하는 길은 세상을 아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욕구와 심리가 여기에 모여 있다.


첫 골은 전반 17분 사르의 패스로 매디슨이 골을 넣었다. 손의 칭찬은 사르를 춤추게 하였다. 지난 경기에서는 첫 골을 넣더니 이번에는 패스를 정확히 넣어 도움을 주었다. 매디슨은 토트넘에 와서 데뷔골을 넣고 환호하였다. 그는 왜 토트넘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리로부터 손의 소문을 들어서 왔고 지금은 손의 꿈이 자신의 꿈이 되었다고 하였다. 


두 번째 골은 손의 패스를 받은 우도지가 패스하여 글루셉스키가 넣었다. 손의 상황판단과 위치선정 정확한 패스는 완벽했다. 그 기술은 오랜 세월을 두고 갈고 닦아야만 나오는 정밀한 동작이었다.


후반 66분에는 상대 선수가 토트넘의 선수를 팔 뒤꿈치로 차서 넘어뜨렸다. 손의 동료 선수 두세 명이 한꺼번에 심판에게 가서 항의하였다. 손은 레드카드를 받지 않도록 동료선수들을 진정시키며 그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여러 선수들이 한꺼번에 항의하면 심판 권한으로 선수들에게 카드를 줄 수 있다. 두 팀이 우승이라는 한 목표로 치열하게 싸운 후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되고 자칫 젊은 혈기에 큰 감정싸움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 주장이라는 직책은 실력과 인성과 문제해결력이 같이 겸비되어야 한다.  


토트넘 감독(엔지 포스테코글루)은 손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자신의 고집을 부리지 않고 open mind로 감독의 말을 잘 따라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감독은 개인의 골보다 팀을 위한 play making을 요구했을 것이고 손은 그 이상으로 화답했다. 손은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꿈의 선수이다. 손과 따뜻한 감정을 나누고 유대를 쌓아 온 동료들은 손을 존경하며 그의 말에 잘 따라주었다. 손은 개인적인 골 욕심을 버리고 기회만 되면 골 배급과 코치의 역할도 하였다.  


토트넘의 동료선수들은 케인이 주장으로 있을 때보다 손이 주장으로 있을 때, 분위기도 좋고 재미있다고 하였다. 동료들은 골잡이 주장에게 축구에 관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 했고 배운 데로 곧장 경기에서 실행하여 팀의 성적은 올라갔다. 손은 선수들에게 내재된 능력을 꺼내 실력으로 증명하게 한다. 벌써 세계 최고 수준의 주장 탑 3위가 되었다. 


토트넘에는 소위 ‘주장단 카르텔’이라는 그룹이 있었는데 이들은 파벌과 팀 내의 갈등을 조장했다. 콘테감독도 묵인한 이 모임은 케인, 다이어, 요아스 선수들이 속해 있었는데 이들은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큰소리를 쳤고 신입선수들은 주눅이 들어 있다고 하였다. 때문에 이들은 경기에 소극적이었고 그 결과 토트넘의 성적이 저조했으나 지금은 주장단들이 모두 나갔고 새 주장 손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였다. 최고의 골잡이가 둘이나 있었는데 왜 성적이 하락세였는지 이제 이해가 되었다. 축구는 팀 경기인데 하나가 되지 못하여 분열되었고 갈등했던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종차별이었다.


엔지감독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선수들을 잘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잘 배치했고, 끊고 맺는 정리를 잘하였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과 나가야만 하는 선수들, 차차 두고 보아야 되는 선수들을 잘 구분하여 실행하고 있는 점이다. 둘째는 공격축구를 하고 새 주장을 잘 뽑았다는 것이다. 감독과 주장이 합심이 된다면 선수들은 주장의 말을 잘 따를 것이다. 셋째는 적절한 교체 타이밍이다. 기자가 케인의 빈자리가 크다고 말했을 때, 엔지는 한 사람만을 위한 팀은 내 방식이 아니다 말하고 우리는 모두가 다 잘할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실력은 거기에서 나온다며 기자에게 한방을 먹였다. 뚝심 있는 판단과 행동이었다.


나는 지도자에 대하여 잠시 생각을 해본다. 

지도자는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나라를 꿈꾸고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영원한 권력은 없는 것이다. 5년 후 은퇴를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모든 일을 국민입장에서 생각하고 행하면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만일 실수를 행하면 남의 핑계를 대지 말고 솔직히 사과하면 된다. 그것이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고쳐 나가면 되는 일이다.

건드리면 안 될 것이 있는데 역사와 자연이다.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하고 자연은 인간이라는 손을 탈수록 더럽혀진다.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어떤 술수를 부린다면 부메랑이 배가 되어 즉각 날아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불의를 못 참는 성격이 강하다. 


또 다른 출중한 선수였던 차두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리더십은 행동으로부터 나온다. 훈련을 잘하여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무엇인가를 만들면 리더다.” 


김구선생은 ‘문화강국’이라는 꿈을 주었는데, 지금은 상대의 잘못한 것만 자세히 찾아 잡고, 꿈도 없고 행동도 없다. 여야는 그만 싸우고 국민에게 어떤 꿈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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