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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평화 Apr 08. 2023

4. 흥민과 함께 창공을 날다

2022년 11월 1일

간밤에 참으로 염치없는 꿈을 꾸었다. 흥민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미안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건방진 꿈이었다.  


내가 축구선수가 되어 흥민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카타르 월드컵에 나간 것이다. 상대팀은 남미였는데 우리보다 훨씬 강팀이었다. 우리는 1대 1 동점이었는데 내가 건네준 볼을 흥민이가 골로 넣어 2대 1로 역전을 했다. 지금도 생생하고 꼭 생시 같았다. 


그날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독수리가 이런 기분으로 하늘을 날까? 


나는 어느새 독수리로 변해있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파란 창공을 날랐다. 날개 아래로 성냥갑 같은 빌딩에 점 같은 무엇이 움직이고 있었다.  


점은 중요한 것처럼 바삐 움직였는데 내 눈에는 모두가 시시하게 보였다.

점 하나가 나를 불렀다. 나는 꿈에서도 못 들은 쩍 눈을 감고 날개가 움직이는 대로 마냥 하늘에 몸을 맡겼다.  내가 독수리인 것도 같고 인간인 것도 같았다.  


조금 있으니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날개가 저절로 접히더니 나는 어느새 우리 집 거실에 와 있었다. 

추워서 거실에 들여놓은 빨간 동백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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