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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 Aug 07. 2020

시간 및 돈 관리 실패

우리 엄마는 지각할 것 같은 상황이 와도 절대 나를 깨워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알아서 일어나 학교에 가야 했다. 내가 하는 활동들에 있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참 많이 주셨지만 시간관리에 대해서는 나에게 잔소리와 부정적 피드백을 하지 않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ADHD 성향을 가진 내가 조금이라도 문제 해결 능력과 독립심을 얻은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


중학생 때부터 나는 꾀가 늘기 시작했고 지각은 하지 않지만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딱 맞춰 도착했다. 매일 같이 지각할까 봐 긴장하면서도 일찍 집을 나서지는 못해서 아파트 담벼락을 매일 같이 넘었다. 학교로 더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담을 넘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담벼락을 뛰어넘다가 교복 치마가 찢어졌다. 비싼 교복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엄마의 엄청난 잔소리를 들었고 나의 월담 일탈은 그렇게 순식간에 끝났다.              

대학생이 된 이후부터는 뛰고 달리는 일탈 대신 택시를 타는 것으로 행동 양상이 바뀌었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른 거 아니겠어?’라고 속으로 합리화하며 매일같이 택시를 탔다.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택시 타는 것은 일상이었지만 내 월급을 택시비로 쓰게 되자 택시 타는 돈이 많이 아깝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택시를 타지 않고 만약 집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타서 그 버스를 따라잡는 것으로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한동안 나는 택시 중독의 늪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내 문제 해결 능력은 일차원적이었고 여전히 시간과 돈 관리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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