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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 Aug 01. 2020

부부상담을 받다

저희는 잘 살고 있어요. 더 잘 살고 싶어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 거야'

늘 다짐해왔던 말들이다.


나는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내 행동에서 보일 때면 너무 무서웠다.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노를 젓고 있는 거겠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나는 계속 고민을 했고 그러다가 떠올랐다.


부. 부. 상. 담.


오빠는 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 문제 있어? 서로 배려하면서 잘 살고 있잖아"

나는 대답했다.

"더 많이 잘 살고 싶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어"

"오빠를 더 잘 이해하고 싶고 우리를 더 잘 알고 싶어"


오빠는 내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고민하더니 결국 내 의견에 동의해주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상담센터들이 있었고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자, 심리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S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역시 심리학 전공인 친구는 마인드가 달라도 달랐다.

"심리상담은 문제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니라 너처럼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가는 것도 아주 좋아. 대부분 부부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는데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제대로 된 가치관을 지닌 상담자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해. 건강한 부부관과 가족관을 가진 그런 상담자를 만나도록 내가 알아봐 줄게"


내 친구는 나를 응원해주었고 몇 곳 중 고민하다가 나는 ㅇㅇㅇ상담센터를 가기로 결정했다. 가기 전 우리는 옷차림부터 신경 썼다. 핑크색 원피스와 핑크색 셔츠의 만남. 요즘 그것을 패션계에서는 커플 시밀러 룩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는데 우리는 단지 어필하고 싶었다.


'저희는 문제가 있어서 온 게 아니에요.' 


우린 특유의 잇몸 미소를 보이며 인사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선생님께서는 웃으며 이야기하셨다.

"두 분 웃는 게 너무 예쁘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우리는 대답했다.

"저희는 신혼이에요. 앞으로 더 잘 살고 싶어서 왔어요. 선생님 저희를 도와주세요"

우리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고 둘 다 휴지를 찾기 시작했다. 결혼 준비과정을 떠올리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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