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50분 너무 늦게 출발했다. 늦은 밤 국도
'저녁을 먹긴 먹어야 했어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중얼 거렸다. 오늘 점심 그녀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보고 싶어.'
가라앉은 목소리 나는 고민을 하면서 빠르게 대답했다.
"그래 오늘 보러갈게. 늘 만나던 카페에서 봐. 기다리고 있어."
편도 2시간 나도 저녁이 있는 삶을 좋아한다.
"진짜 사랑하는게 맞는 걸까."
나는 불경스럽게 중얼거린다. 예전에는 아니 1년전만 해도 이런일이 있으면 어땠더라. 너무 옛날처럼 느껴졌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다행히도 빨간 신호등이 나타났다. 보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신호등과 횡단보도지만 나는 멈췄다.
오늘은 화요일 그녀가 얼마나 슬픈지 얼만큼 힘들었는지 보다는 내일 출근이 더 걱정이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자고 내일 또 그런 인간들을 만나고 아니 지금은 그녀도 내게는 그런 인간인지 모른다. 초록불이 되었어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게 맞나? 이러면 안되는 건데.
볼드모트를 입에 담은 집요정 도비마냥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는 자고 있겠지. 뭐가 고민인건지 쉽게 울고 짜증내고 귀찮게 하고 지금 울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만일 결혼을 한다면 같이 산다면.
나는 한숨을 쉬고 다시 출발했다.
"길 위에서 하루가 지나가네."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 이 곳도 곧 지나가리라. 이제 5분 남았다. 내 마음은 복잡하지만 세상은 어둡고 조용했다. 오늘이 지나가도 나는 이런 생각을 할까. 일단은 집에가서 눕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쉬고나면 다른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게 가능하겠지.
다시 빨간불이 나와서 멈췄으면 좋을텐데.
신호등은 모두 점멸등이었다. 그럼 어까 신호등은 대체 뭐였을까. 나는 그냥 멈추고 싶었던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12시가 지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어딘지 모를 국도에서 나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다.
'받지 마라.'
아니 받았으면 해. 그렇게 전화 신호음이 가고 결국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 피곤하고 힘들어서 자고 있는 거겠지.
하필이면 내일은 일찍 출근하는 날인데.
원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일단 오늘 점심에 다시 전화를 해봐야겠다.